2026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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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똑! 똑! 똑!

박예슬 헬레나(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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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이 아니면 올해 아무도 안 찾아왔을 거예요.”

서울대교구 마천동본당 어린이들의 재롱에 은은한 미소를 짓던 한 홀몸 어르신이 조용히 말했다. 오늘날 나눔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배고픈 이들에게 쌀과 라면을 건네던 온정과 달리, 먹을 것이 넘쳐나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선 초고령 사회.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눈가에는 어느새 주름이 하나 더 늘었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난이 아니다. 바로 ‘외로움’이다.

주님 성탄 대축일 오후 아무도 두드리지 않던 현관문이 열리고, 아이들이 찾아왔을 때 홀몸 어르신들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번졌다. 그 웃음이 얼마나 환하던지, 그들이 홀로 지내는 어르신이라는 사실조차 잠시 잊게 하였다. 평소라면 좁은 방 한 칸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그저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던 이들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고독’을 꼽는다. 누군가와 말을 섞지 않는 하루가 반복될수록 삶은 점점 더 움츠러든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방문은 단순한 재롱잔치가 아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누군가 자신을 기억하고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 온도는 분명히 달라졌다.

한 가정당 불과 10분 남짓한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날의 방문은 소중한 나눔이었다. 문을 두드리는 손길, 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 함께 웃는 시간. 외로운 어르신들께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런 작지만 따뜻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다시 홀몸 어르신의 말을 떠올려 본다. 그 말은 감사인 동시에 우리 사회를 향한 조용한 질문이었다. 올해, 우리는 누구의 현관문을 두드렸을까?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나눔의 의미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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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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