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우리 청년들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체험하면서 ‘너희들이 WYD를 알아?’라고 말할 수 있는 세대가 됐으면 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경험한 세대가 그 강렬한 기억을 평생 간직하듯, 이번 서울 WYD의 강렬한 기억들이 신앙과 삶에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울대교구 WYD 조직위원회 기획사무국장 이영제 신부는 서울 WYD의 비전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를 위해 WYD가 순례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신부는 “순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적 발자취를 찾아가 예배드리는 것임과 동시에 우리 인생 자체가 본래 고향인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여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며 “WYD는 행사 당일만이 아니라, 준비 단계부터 모든 과정이 순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례는 필연적으로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지만, 불편함을 감내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찾는 과정 자체가 곧 순례”라고 덧붙였다.
이 신부는 본당 및 교구 공동체에도 “순례자를 맞이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축복의 행위이자 환대”라며 “나 또한 순례자가 된다는 마음으로 청년 한 명 한 명이 예수님을 맞이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신부는 2027 서울 WYD 주제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에 관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대회지와 주제성구를 이렇게 택하신 것은 모든 청년이 우리 선조의 모범을 통해 진정한 용기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며 “우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지금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마주하는 용기’를 추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교회는 2027 서울 WYD를 통해 K-컬처로 대변되는 화려함보다 내실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 신부는 “교회가 굳이 문화산업을 흉내 내기보다 ‘한국 신앙 공동체의 삶’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한국의 가정에서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체험 자체만으로도 그들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수십만 외국인이 찾는 대회인 만큼 범정부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 신부는 “특별법은 대규모 인파의 안전을 위한 필수적 조치”라며 “현재 국무총리실을 통해 각 부처에 협조 요청이 전달됐고, 실무적 협의체가 구성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세계청년대회는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열리는 최초의 WYD다. 이 신부는 “서구권 참가자들은 불교를 머리로만 알고, 이슬람을 갈등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기에, 불교의 템플 스테이 등 타 종교와의 만남을 통해 청년들이 종교 간 공존과 인류애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한국을 사목방문하는 만큼 판문점 방문 등 기대감도 크다. 이 신부는 “교황님의 판문점 방문이나 북한 청년들과의 만남은 아직 미지수이지만, 교황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시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큰 상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 WYD는 친환경 대회로도 꾸며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동식 식수대 대폭 설치 등 플라스틱 줄이기부터 실천할 계획이다. 이 신부는 본지 코너 ‘신부님, WYD가 뭐예요?’ 격주 연재를 통해 WYD의 역사와 의미, 대회 준비과정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