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2026년 1월 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전미경제학회연차총회에서의 발표들에 의하면, 이미 AI가 단순업무의 대체를 넘어 고소득 전문직인 변호사의 진입 장벽마저 무너뜨리고, 몸쓰는 기술직도 대체하고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4년 전쟁을 치르면서도, 압도적 전력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못 이기는 건 미국 주도의 AI 시스템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전 분야에 걸쳐 해일처럼 밀려오는 AI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세대가 청소년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삶에 요란하게 찾아오고 있는 AI와 달리 스폰지에 물이 스미듯 우리 삶의 색깔을 바꿔버린 사회적 현상이 있다. 그것은 오랫동안 저출산 문제와 관련하여 온 나라가 우려하던 인구 감소가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곧 데이터처의 등록센서스 방식에 의한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발표에 의하면, 2022년보다 2023년의 인구 수가 많았고, 2024년의 인구 수도 2023년보다 더 많아졌다.
이처럼 2년 연속 대한민국의 총 인구가 증가한 주된 이유는 외국인 수의 증가 폭이 내국인 수의 감소 폭보다 더 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법무부의 연도별 인구 대비 체류외국인 현황에 의하면, 총인구 대비 외국인 거주자 비율, 곧 국제이주자 비율은 2024년에 5.17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율은 일본 3, 필리핀 2.5, 베트남 1, 인도 1, 중국 0.1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데이터처의 발표에 의하면, 이주배경 인구 중 24세 이하 청소년은 73만 8000명으로, 전체 이주배경 인구의 27.2에 해당한다. 2024년 기준으로 이 수는 같은 연령대의 천주교 신자 수보다 더 많다.
통상적으로 국제이주자 비율이 5 이상이면 정책적·사회적으로 다문화 사회로 분류된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더 이상 인구감소 국가가 아니며, 다문화 국가다. 이제까지 이 땅의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있다. AI의 충격처럼 새로운 세계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을 세대도 청소년들이다.
이제까지 시사진단에서 여러 번 다루었듯 이 땅의 내국인 청소년들은 경제적·사회적·정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데일리 오피니언의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서도 2025년 12월 기준으로 20대는 70대 이상과 함께 현실에 가장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내국인 청소년들 못지 않게 이주배경 청소년들도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 정치적인 K-민주주의와 경제적 성장을 위해 이 땅을 찾은 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서구의 경험을 보면, 경제적 어려움 속에 이주민들이 많아지면, 반이민정서가 강화되고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곤 한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내국인과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함께 이 땅에서 행복하게 개인과 사회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법무부·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 등 한 부처만으로는 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모든 정부 부처와 사회 공동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 한때 이민청 논의가 있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이미 도래한 다문화 사회 대처에 이민청이 나은지, 또 다른 부처로서 인구전략기획부가 나은지를 포함하여 이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많은 이주민, 난민과 실향민은 희망의 특권적 증인입니다.”(레오 14세 교황, 2025년 ‘제111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담화)
정준교 (스테파노, 다음세대 살림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