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첸시오 아 바오로회는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가톨릭 평신도 봉사 단체다. 그러나 우리 활동은 단순한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예수님 사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가 그들의 삶 곁에 머무는 공동체다.
빈첸시오회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방문 봉사’다. 우리는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으로 나뉘기보다, 서로 이웃으로 만나 관계를 맺는다. 홀몸노인과 노숙인, 저소득 가정을 찾아가 생필품과 식사, 의료비와 학비를 지원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있어 주는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
지난 25년 동안 우리는 많은 형제자매와 동행해왔다. 그중에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난 이들도 있고, 이 순간에도 함께 걷고 있는 이들도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에 소개됐던 형제자매들의 삶을 돌아보면, 빈첸시안의 길이 무엇인지 더욱 분명해진다.
요셉 형제는 마흔의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져 오랜 투병을 했다. 간절한 기도 끝에 살 수 있었지만, 장애라는 십자가도 함께 남았다. 이후 요셉 형제는 어머니와 세례를 받고 빈첸시오회에 입회했다. 그는 “몸은 불편하지만 봉사하는 날이 가장 행복하다”며 “봉사를 통해 오히려 건강이 좋아졌다”고 고백했다.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요한 사도 형제는 지적장애 아내, 다섯 자녀와 살아간다. 자녀 중 둘은 장애를 지녔다. 이 가정은 13년 동안 우리의 꾸준한 방문과 기도 속에 함께 걸어왔다. 그 시간은 우리 신앙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기 예수의 데레사 자매는 뇌종양 수술 후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구역 반장 봉사를 멈추지 않는다. 고통 속에도 신앙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모두의 거울이 된다.
12년 전 난민으로 한국에 정착한 야신군 가족은 종교는 다르지만, 이미 우리 이웃이다. 전동 킥보드 사고로 추방 위기에 놓였던 야신군의 아빠에게 안전한 이동 수단으로 중고 자동차를 마련해준 일은 ‘이방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빈첸시오회의 정신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주님 사랑 안에 함께 머문다. 누군가는 돕고 누군가는 도움을 받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은총의 통로가 되고 있다. 빈첸시오회는 끊임없이 주님 사랑으로 초대하며, 이웃을 통해 신앙을 성숙하게 만든다. 가난한 이웃 곁에서 배우는 이 사랑의 여정은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전진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