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게임하기를 좋아하고, 체육 시간에는 야구가 가장 즐거우며, 본당 주일학교에서는 맛있는 간식을 가장 기다리는 구예준(비오·수원교구 풍산본당) 군. 여느 초등학교 6학년과 다르지 않은 예준이는 수원교구 성경공부 일반 과정 최연소 수료자다. 매일 새벽미사와 평일미사에 참례하고 복사를 서며, 성경 필사와 기도를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맞아, 교구 성경공부 3학기를 앞두고 있는 평범한 예준이의 ‘특별한’ 신앙 여정을 소개한다.
야구 좋아하는 6학년 비오, 수원교구 성경공부 최연소 수료
“수원교구 성경공부 일반 과정 등록비로 제 용돈 5만 원을 냈어요.”
2025년 초,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예준이는 수원교구 신장성당에서 처음 성경공부 강의를 들었다. 처음엔 간식도 사고 게임도 살 수 있는 돈이라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강의를 들으니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어 수업을 계속하게 됐다.
예준이가 처음 성경공부를 접한 것은 어머니 박경보(엘리사벳·수원교구 풍산본당) 씨 덕분이었다. 교구 성경 교육 봉사자인 박 씨는 매주 수요일 저녁 신장성당에서 강의했고, 그 시간 동안 아들이 따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의실이 궁금해 문을 열어본 예준이는 자연스럽게 성경공부에 흥미를 느꼈고 자연스럽게 강의를 함께하게 됐다. 박 씨는 “예준이를 임신했을 때도 성경 교육 봉사를 하고 있었기에, 태교 자체가 성경 말씀이었다”고 회상했다.
초등학생 수강 신청을 받은 담당 수녀는 처음엔 과정 수료가 가능할지 염려했지만, 예준이를 받아들였다. 수업에 함께한 어른들도 놀랐지만 곧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간식도 챙겨주고 가방도 걸어주는 등 아들이나 손주처럼 대했다. 특히 같은 반 여성 신자들은 떡볶이, 부침개 같은 간식을 준비해 응원했다. 2025년 1년간 짝꿍이었던 50대 후반의 남성 신자는 메모지에 ‘비오야, 우리 함께 하느님의 도구로 쓰임 받자’는 메시지를 써서 전하며 격려했다.
예준 군은 “어른들 대상 강의라, 듣다 보면 모르는 단어나 어려운 내용 때문에 이해가 안 되기도 했다”며 “짝꿍 아저씨를 보고 형광펜 색상까지 맞춰 똑같이 밑줄을 긋기도 하고, 궁금한 건 질문도 하며 수업을 따라갔다”고 말했다.
말씀 안에서 자라는 아이, 함께 걷는 부모
“어린이를 위한 성경공부가 따로 있으면 좋겠어요. 게임처럼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예준이와 어머니는 2025년 교구 성경잔치에서 어린이와 성인 대상의 ‘성경 예언서 초성 게임’을 준비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봉사자들에게 배포했다.
예준이가 성경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초등학교 3학년, 첫영성체 교리 숙제로 마르코복음을 필사하면서부터였다. 이후 평일미사에서 접한 사도행전에 흥미가 생겨 필사를 계속 이어갔다. 함께 꾸준히 해 온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박 씨는 “처음부터 ‘엄마랑 같이 쓰자’고 제안했고, 지금도 매일 예준이와 함께 필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 씨는 본당 첫영성체 부모 교육 교사로 3년째 봉사 중이다. 예준이처럼 다른 아이들도 성경 필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부모와 함께 실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의 신앙은 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 또한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진리를 절감한 시간이 있었기에 더욱 그렇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아이마다 때가 다르기에, 지금 잘한다고 의미 있는 건 아니에요. 부모는 아이에게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알려줘야 해요.”
“야구선수! 신부님! 둘 다 되고 싶어요”
예준이의 장래 희망은 야구선수이자 신부다. 집에서는 미사 집전 놀이도 한다. 가족들을 앞에 앉히고, 동그란 감자칩을 포도 주스에 찍어 성체를 나눠준다. 놀라운 점은 미사 통상문을 거의 모두 외워 따라 한다는 것. 미사 때 늘 미사 통상문을 보며 기도문을 익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기도요? 가장 짧은 ‘아멘’이요!”라며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는 여전히 동심이 묻어난다.
“나중에 성경에 나오는 곳들을 성지순례 해보고 싶어요. 아직 다른 데는 잘 몰라서, 예루살렘에 꼭 가고 싶어요. 언젠가는 갈 수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