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1968년 7월 한국 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설립 이래 처음으로 교구 평협 회장이 됐다. 58년 만의 경사이자 변화다. 의정부교구는 지난 1월 말 교구 평신도를 대표하는 평협 회장으로 일산 마두동본당 조정실(소피아)씨를 선임했다. 의정부교구의 이번 조치에 평협 관계자들은 교회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지도력을 확대하는 풍요롭고 복음적인 결정이라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 천주교 신자 구성비가 남성 43·여성 57로 얼추 비슷하지만, 본당과 사도직 단체에서 활동하거나 구역·반장직을 수행하는 신자는 여성이 70 이상 차지할 만큼 절대 다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교회 단체장 대부분을 남성이 차지해왔다. 이번에 첫 여성 교구평협 회장이 탄생한 것이 한국 교회의 가부장적 문화를 깨는 시금석으로 평가되는 것도 이러한 현실 때문이다.
조 회장은 늘 웃는 얼굴로 온화한 지도력을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왔다고 한다. 이 ‘친밀함’이 그를 교구 평협 회장으로 이끈 것이다. 조 회장의 온화한 지도력이 교구를 넘어 한국 평협, 교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길 기대한다.
우리 시대의 영성 신학자 토마시 할리크 몬시뇰은 “현대 그리스도인의 과제는 친밀함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상호 소통과 존중, 협력의 과정이 새로운 복음화의 추진력이라는 것이다.
성모님을 닮은 모성은 모두를 사랑하게 하고, 변화시키며, 치유하게 한다. 첫 교구 여성 회장으로 선임된 조정실 회장이 어머니다운 품위로 사도들에게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며 가장 먼저 복음을 선포한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새 복음화에 당당한 걸음을 내디뎌주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