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2일 마산교구 제6대 교구장으로 착좌한 이성효(리노) 주교가 착좌 1주년을 맞았다. 특히 올해는 교구 설정 60주년의 해로, 교구는 4월 18일 60주년 기념행사와 새 교구청사 축복식을 개최한다. 1월 28일 마산교구청에서 이 주교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비전을 들었다.
- 교구장 착좌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인 소회를 들려주신다면?
1년밖에 안 지났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합니다. 지난 1년이, 지난날과 그렇게 색다르거나 낯설지 않았습니다. 이곳에 30년쯤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함께 지내는 신부님, 직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종종 하시고요. 그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렇게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마산교구장좌는 2년 6개월간 비어 있던 상태였기에, 착좌 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구 곳곳을 방문하시면서 직접 느끼신 교구의 가장 큰 장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교구민들을 만나면서 ‘오랜 신앙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참 순수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동 진교본당 삼장공소를 찾아 미사를 봉헌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령화와 신자 수 감소, 공간 유지?관리에 공소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저와 함께한 신자들은 그저 매우 기뻐 보였습니다. 꾸준히 공소를 지켜가는 깊은 신앙심이 정말 고맙고, 묵직하게 와닿았어요. ‘이것이 우리 마산교구의 힘이구나’ 깨달았고, 그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제 역할임을 알게 됐습니다.
- 올해는 교구 설정 60주년의 해로 더욱 뜻깊습니다. 올해 계획은?
거창한 행사를 준비하진 않았습니다. 60주년 행사를 겸해 새 교구청사 축복식을 열 예정입니다. 마산교구청사는 전국 교구 중 유일하게 교구 소유의 청사가 없던 상황에서 교구민들이 힘을 모아 2023년 완공한 것입니다. 그 의미가 남다르지만, 교구장이 없어 축복식을 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교구청사 축복식을 하고, 다음으로는 교구 규정위원회와 함께 여러 규정을 현실에 맞게 정리하며 내실을 다져갈 계획입니다.
새 교구청사 축북과 규정 정비로 내실 다지는 데 주력
‘AI위원회 출범’…올바른 인공지능 활용 위한 지침 마련
- 60주년을 기념해 전국 교구 최초로 ‘AI 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역할이 궁금합니다.
AI 위원회는 ‘AI 리터러시’, ‘AI 문해력’을 키워보자는 취지로 설립된 것입니다. 단순히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올바르게’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는 것이죠. 위원들이 주일학교, 이주민사목, 교정사목 등 부문별로 AI 문해력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황청 AI 연구그룹’이 발간하는 도서들을 한국어로 번역해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영문으로 업로드된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주체성 회복」을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진과 전문가들과 함께 번역 중인데, 4월 18일 60주년 기념행사 당일까지 출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I 활용은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들이 대중매체를 접할 때도 문해력이 필요한데, AI를 활용해 그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5월 31일 청소년 주일에 ‘청소년 교육과 AI’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그 결과를 「청소년 교육을 위한 AI 윤리 지침서」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교구와 자매결연한 지 55주년이 됐습니다. 그라츠교구에서 사제 파견을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리 교구의 제2대 교구장 장병화(요셉) 주교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1971년 자매결연을 위해 오스트리아 그라츠교구를 직접 방문하신 장 주교님은 당시 낯선 타국에서 눈물을 흘리며 도움을 요청하셨다고 하더군요. 이후 그라츠교구의 지원으로 가톨릭문화원, 양덕동주교좌본당, 여성회관 등 초기 교구의 기반 시설들이 갖춰졌습니다. 이제 우리가 도움을 줄 차례라는 목소리가 사제단 안에서 나오고 있고, 선교 기금도 어느 정도 마련된 상황입니다. 수품 15년 차 이하 사제들을 일일이 만나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으며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해 가는 중입니다. 성령을 통해 기도하고 함께 나아가며, 구체적 내용을 결정해 갈 것입니다.
-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라는 제목의 2026년 사목교서를 발표하셨습니다. 향후 교구의 주요 운영 방향을 소개해 주신다면?
2025년 9월에 교구 사목평의회를 오랜만에 개최했습니다. 여러 상황과 교구장좌 공석에 의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열렸죠.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들을 사목교서의 뼈대로 삼았습니다. 가난한 이들이 ‘경제적 빈곤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AI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과 노인, 이주민 등 모두가 여러 의미에서 ‘가난한 이들’입니다. 이들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희망의 공동체’가 되기 위한 고민을 이어갈 것입니다. 또한 교구의 취약점 중 하나인 청년사목의 활성화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경상남도 지역은 젊은 층의 이탈이 심각한 곳입니다. 일단 대학생 사목부터 한발 한발 다가가 볼 예정입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는 종착점이 아니라, 한국교회 청년사목이 새롭게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 교구민들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존중하고 사랑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사랑의 일치를 이뤄 간다면 그 어떤 파고도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구 설정 60주년의 은총을 기억하며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저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하느님의 대리자로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가정에 주님의 무한한 평화와 축복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