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명의 길이라는 가톨릭농민회의 정신이 더욱 깊이 뿌리 내리고, 다음 세대가 이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1월 29일 대전교구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열린 가톨릭농민회 제56차 정기총회에서 제30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보성(마르티노·전주교구 순창본당) 씨가 새 회장 임명 후 밝힌 포부다.
서울에서 태어나 농사와는 인연이 없던 김 회장은 2001년 전라북도 순창으로 귀촌해 고사리 농사를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농사일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막막하던 중, 본당 주보를 통해 가톨릭농민회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신앙 안에서 양심껏 농사짓고, 그렇게 수확한 생명 농산물을 신자들과 나눈다는 가톨릭농민회의 정신에 마음이 끌려 바로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선배 농부들에게 생명 농업의 의미를 배우고 실천하며 가톨릭농민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그는 이후 다양한 생명 농업 관련 단체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가톨릭농민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고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에서 감사로, 전국친환경농업협회에서 이사로 활동하며 땅을 살리는 농부들과 함께해 왔습니다.”
지난 4년간 가톨릭농민회 부회장으로 활동한 김 회장은, 고령화로 인한 농촌 공동화와 대농(大農) 위주의 정부 정책 등 가톨릭농민들이 직면한 현실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부의 농업 정책은 대농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큰 규모로 농사짓기 어려운 유기농 농가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 농촌의 현실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톨릭농민회는 농민운동과 물류 유통을 함께하다 보니, 자칫 농산물 판매에만 집중하게 되어 본래의 농민운동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대내외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회 활동을 강화하고, 가톨릭농민회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가톨릭농민회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다른 농민단체나 북한 농민들과의 연대 자리도 만들고 싶다”며 “청년 농업인과 여성 농업인 육성을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끝으로, 기후위기로 농사짓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농업’이라는 가톨릭농민회의 정신을 더욱 충실히 실현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