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깨어났을 때,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교회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1월 31일 열린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제8차 정기총회에서 제4대 회장에 조정실(소피아·마두동본당) 씨가 임명됐다. 교구 평협회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조 회장은 “교회 직무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나누는 것은 사실 이미 지난 얘기”라며 “교구의 평신도 대표로서 주교님, 신부님들과 평신도 간 ‘부드러운 교집합’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조 회장은 네 자녀를 돌보던 10여 년 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큰 수술을 받으며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은 그는 감사 기도를 드리며 “주님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교회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회복 후 조 회장은 가정에 집중하느라 다소 소홀했던 본당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총구역장과 본당 첫 여성 총회장직을 맡아 봉사하게 됐다. “막상 하느님과 약속은 했지만, 총구역장과 총회장 직책은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하지만 후유증이 흔한 뇌출혈을 겪고도 건강을 회복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그때부터 봉사에 전념해 왔다.
“본당에서 활동하다 보니 느꼈어요. 내가 지금까지 너무 내 일만 하며 살았구나, 이웃 사랑에 소홀했었구나”
교구 평협 회장직을 고심 끝에 수락한 것도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결정까지는 어느 때보다 긴 고민이 뒤따랐다. 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를 비롯해 본당 사제와 교우들, 가족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고, 모두가 격려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특히 생사의 순간을 곁에서 지켜본 남편이 큰 힘이 됐다.
조 회장은 “의정부교구는 신부님들은 물론이고 교우들도 진취적이고 활발한, 한마디로 ‘젊은 교구’”라며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렇게 좋은 교구의 협력자로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회장직은 하느님께서 뽑으신 것이므로, 하느님이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교구장 주교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협력자의 마음으로 봉사해달라 당부하신 주교님의 응원을 받으며 어떤 일이든 혼자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든든합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요즘 교회가 줄곧 강조하는 것이 바로 ‘시노달리타스 정신’”이라며 “의정부교구도 모두가 주체가 되어 하나의 공동체로, 물 흐르듯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서로 귀를 기울이고 낮은 자세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 비록 힘들지만 중요한 일이고, 이게 진정한 시노달리타스가 아닐지 생각해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직무에 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