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저녁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외벽에 '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을 맞아 미디어아트 '서울풀 윈터' 작품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의 복합문화공간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전시행정의 상징 DDP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7만석 이상 규모의 국내 최대 복합 아레나 서울 돔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서울시는 "지난해 DDP에서 개최한 문화행사 7건을 분석한 결과, 관람객 유입을 넘어 동대문 일대 상권 전반의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전현희, 서울시장 출마 첫 공약 'DDP 해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현희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첫 공약으로 DDP 해체 카드를 꺼냈다.
전 의원은 "오세훈 전시행정의 상징 DDP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7만석 이상 규모의 국내 최대 복합 아레나 '서울 돔'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오 시장의 시정에 대해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표적 실패 사례가 바로 DDP"라며 "야구와 축구의 성지였던 동대문운동장을 없애고 상권과 단절된 '섬 같은 건축물'을 세운 결과 동대문 상권은 죽고 강북은 더 침체됐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대신 '서울 돔'을 세우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 돔은 K-POP 공연, 야구·축구, e-스포츠가 가능한 버튼 하나로 전환되는 다목적 복합 아레나"라며 "BTS 같은 글로벌 스타들의 공연이 상시 열리고, 전 세계인이 서울을 찾는 돈 버는 관광문화 도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서울 돔과 동대문 상권을 스카이워크로 연결시켜 인근 궁궐·한양도성·광장시장·세운상가까지 이어 동대문 일대를 서울의 핵심 문화관광특구로 다시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전시행정의 시대를 끝내고 다시 강북시대, 다시 돈 버는 서울, 다시 움직이는 글로벌 No.1 서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서울 해체 선언" VS 더불어민주당 "DDP, 시민 삶에 기여하나"
전현희 의원의 공약을 두고 서울시의회에서 신경전이 이어졌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윤영희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천만 시민 도시의 서울을 어떻게 경영하겠다는 비전은 온데간데 없고 1호 공약으로 DDP 해체라는 점부터가 황당무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호 공약으론 청계천을 다시 덮겠다고 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윤 대변인은 "멀쩡히 운영 중인 건물을 부수겠다는 것도 모자라, 같은 자리에 또 다른 건물을 신축하겠다는 발상에 과연 어느 서울 시민이 동의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수빈 대변인은 즉각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핵심은 DDP가 과연 서울의 도시 기능과 시민의 삶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책적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천억원 수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개관 이후 10여 년 동안 DDP는 동대문 일대의 지역경제 활성화나 시민 일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DDP의 운영 성과와 기능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충분히 논의하고 숙의해야 할 정책 의제"라며 "그럼에도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이를 '해체', '파괴'라는 자극적 단어로 단순화하며 논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반박 "감이 아닌 데이터…일대 상권 매출 증가"
서울AI재단 분석 결과.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서울AI재단의 'DDP 문화행사의 동대문 상권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서울AI재단은 지난해 DDP에서 개최한 문화행사 7건을 분석한 결과, 문화행사가 관람객 유입을 넘어 동대문 일대 상권 전반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서울AI재단은 서울라이트 DDP(가을), 서울라이트 DDP(겨울), 서울패션위크(S/S), 서울패션위크(F/W), 서울디자인위크, 서울뷰티위크, DDP 봄축제 등 7개 행사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DDP 상권의 경우 행사 기간 평균 12.2, 동대문 상권 전체 매출도 평균 1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열린 서울패션위크(S/S) 기간에는 생활인구가 DDP 중심부에서 20.3, 동대문 상권에서 15.3 늘었다.
DDP 봄축제 기간엔 외국인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매출이 DDP 인근 평균 21.7, 동대문 상권에서 평균 2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30대 청년층은 서울라이트 DDP(겨울)가 진행될 때 방문이 늘었다.
서울AI재단은 DDP 문화행사가 도시 문화 소비를 상권 활성화로 연결하는 실질적 효과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DDP는 서울의 유일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간 시설가동률은 79를 넘어선다고 밝혔다.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일년 내내 가동된다는 뜻이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문화행사와 도시 상권 간 관계를 정교하게 분석해 정책과 현장 운영이 '감(感)'이 아닌 '데이터' 위에서 설계될 수 있도록 근거를 꾸준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