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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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병자의 날 특집] 10년 넘게 병원 봉사한 유병상·유현재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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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프고 힘들어 봉사를 그만두려던 날, 가톨릭성가 <형제에게 베푼 것>의 가사가 떠올랐어요. ‘지금 아니면 언제 주님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그날 이후로 더 기쁘게, 더 열심히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유병상(안드레아·서울대교구 종암동본당)·유현재(니콜라오) 씨 부자(父子)는 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하는 무료 병원인 성가복지병원에서 10년 넘게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매주 주일 아침, 진료 시작 전 조용한 병원에 가장 먼저 도착해 2층 진료실 전체를 청소한다.


현재 씨는 중학생 때부터 봉사를 시작해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 어떻게 봉사를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버지는 “아들이 먼저 하자고 했다”고 기억하고, 아들은 “아버지가 먼저 데려갔다”고 말하며 함께 미소를 짓는다. 누가 먼저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둘 다 이 시간을 “하느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라 여긴다.


매주 봉사는 한 시간 남짓,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자원봉사에 나서본 사람이면 공감하는 이야기가 있다. ‘꼭 중요한 일과 겹치고, 유독 빨리 돌아오는 시간.’ 유병상 씨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봉사 일정을 위해 업무 일정을 미리 조정하고, 개인 일정도 철저히 피해서 잡는다. 


주일학교 교감으로 활동하는 현재 씨 역시 “캠프 등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 빠지지 않는다”며, “전날은 무조건 자정 전에 귀가해 몸을 챙겨야 봉사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자는 청소 봉사 이전에는 병원 식당에서 배식과 설거지를 맡았다. 그때 환자들을 더 가까이서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중학생이던 현재 씨가 반찬을 담아드릴 때, 자신을 향해 “감사합니다”라며 존댓말을 건네던 환자들. 그는 그 짧은 순간을 통해 ‘내가 이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실감했다.


유병상 씨는 아들과 함께 봉사하기 훨씬 전 레지오 마리애 활동과 연계해 병원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목욕 봉사, 병실 청소 등을 하며 환자들을 직접 돌보던 시간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평소에는 접할 수 없었던 중환자실 환자들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도 언젠가 환자분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 될 수 있겠지요. 그렇기에 이 작은 봉사가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되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부자가 긴 시간, 봉사를 할 수 있었던 데는 병원의 수도자들 그리고 함께하는 봉사자들의 격려가 큰 힘이었다. 더불어 이 시간이 현재 씨에게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봉사자들 모임은 늘 배려와 격려가 가득해요. 함께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학창 시절은 물론이고, 사회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 마음이 저를 지탱해 주는 힘이에요.”


누가 먼저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매주, 한결같이 그 길을,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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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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