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승무원들이 2024년 5월 23일 비상탈출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장시간 노동이 잦은 제조업체와 항공사를 점검한 결과, 감독 대상 49개 사업장 모든 곳에서 법 위반이 확인됐다.
점검 대상 제조업체 절반 이상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점검 대상 항공사 4곳은 보장비행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근로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의 '장시간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제조업 중심 45곳 사업장과 항공사 4곳에 대해 근로기준과 산업안전 분야 통합 점검에 나섰다.
감독 결과 45개 모든 사업장에서 총 243건의 근로기준·산업안전 분야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곳이 24곳(53.3),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금품체불을 한 곳이 29곳(64.4)으로 드러났다. 특별 연장근로 인가 시간 미준수(11.1), 보건·건강관리 조치 미이행(53.3), 안전보건 교육·관리 체계 미이행(64.4) 등도 확인됐다.
특히 연장근로 한도 위반은 교대제 운영 사업장에서 다수 발생했으며 해당 사업장은 산업안전 예방조치도 미흡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근로 시간을 지키지 않은 데다 안전 관련 조치도 미흡한 상태로 방치한 것이다.
고용부는 해당 사업장에 시정지시와 금품체불 전액 지급을 지시했고 불응할 경우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산업안전 분야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사법 처리 및 과태료 부과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또 위반 사항을 시정해도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재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항공사 객실 승무원들도 낮은 수준의 근로 조건 하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감독 결과 4개 사업장에서 총 18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비행 전 브리핑 시간은 근로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기간제 승무원을 차별해 비행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야간근로수당 미지급 3곳, 기간제 승무원 비행수당 미지급 1곳이 적발됐다. 산후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승무원에게 과도한 근로를 하도록 해 근로 한도 초과에 적발된 곳도 있었다.
고용부는 항공사에 대해 미지급 금품 전액 지급을 지시하고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지시했다. 객실 승무원 연차휴가 시기 변경권 행사 기준과 절차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운영돼 온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연차휴가 시기 변경 절차를 제도적으로 정비하도록 개선 권고 조치했다.
정부는 고착화된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올해 장시간 근로감독 대상을 20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장시간 노동을 자율적으로 개선하려는 사업장에는 컨설팅, 장려금, 취업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구조적 문제"라며 "이번 기획 감독을 통해 교대제와 심야 노동, 특별연장근로 운영 과정에서 현장의 문제를 분명히 확인한 만큼, 이를 개선하는 데 감독 역량을 집중하고,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한 야간 노동 규율 방안 마련 등 제도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