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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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굴레 벗고 ‘작가’로 세상 앞에 서다

탈성매매 세 여성이 쓴 「우리 곁에 막달레나」 출간기념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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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 막달레나」를 출간한 박도로테아, 신로사리아, 홍클라라씨(왼쪽부터).


 

“지금도 밤거리를 헤매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있다면 새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막달레나 공동체에 들어오면 무조건 행복합니다. 이 길을 걸었던 많은 여성이 새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신로사리아)

“집을 나와 하느님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책에 다 못 담은 이야기는 고통과 감금, 폭력이지요. 옛 동료들한테 이 책을 보여주고 싶고, 그들이 잘 살고 있으면 응원해달라고 하고 싶고, 잘 못 살면 제 응원을 받아 희망으로 잘 살기를 바랍니다.”(홍클라라)

2월 6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재단 다목적홀.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았던 이들이 스스로 ‘피해자’라는 굴레를 벗고 작가로서 세상 앞에 섰다. 탈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을 돕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막달레나 공동체’에서 한솥밥을 먹어온 세 명의 여성(박도로테아, 신로사리아, 홍클라라)이 아픈 과거와 희망을 담은 자전적 체험기 「우리 곁에 막달레나」(도서출판 은빛)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날 북토크 무대에 선 세 저자는 마이크가 돌아올 때마다 웃음과 눈물을 반복하며 소회를 전했다. 박도로테아씨는 “판이 커져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마스카라를 해서 울면 안 되는데, 막상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책을 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벅찬 감동을 전했다. 관객들도 이들의 이야기에 함께 웃고 울며 뜨거운 연대의 마음을 나눴다.

‘탈성매매 세 여성의 진솔한 이야기’를 부제로 한 이 책은 성매매 집결지 유입 경위부터 그 안에서 벌어진 감금과 폭력, 국가 권력의 방임 속에 자행된 인권 침해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구술 정리는 윤문 작가의 도움을 받았다.

세 저자들의 대모이기도 한 막달레나 공동체 이옥정(콘세크라타) 대표는 인사말에서 “내 인생을 쓰면 책 몇 권은 나온다던 이들이 어렵게 토해낸 작품”이라며 “책에 담긴 내용은 100분의 1도 안 되지만, 저자들이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사회로 나오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응원했다.

축사에 나선 홍근표(막달레나 공동체 담당) 신부는 이들의 용기를 ‘회심’이라고 정의했다. 홍 신부는 “사회는 이들을 드러나면 안 되는 사람으로 인식했지만, 이분들은 사회의 구조적 죄를 회심으로 새롭게 일궈냈다”며 “삶의 큰 고통에서 이제 떳떳이 해방되고 용기 있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전수환(클라라) 전 대법관 또한 “보통 과거가 현재를 지배한다고 하지만, 오늘 행복하다고 말하는 세 분은 거꾸로 과거를 지배함으로써 아픈 과거는 밖에 내놓을 수 있는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 되었다”며 “세 분의 당당한 삶을 좇아서 열심히 살아보려는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했다.

이 책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대방동 부녀보호소·서산개척단 사건 등 국가 권력의 책임을 묻고 부당한 인권 침해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최근의 판결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한편 이날 세 저자는 북토크에 자리한 이들에게 자신들의 인세로 마련한 따뜻한 칼국수를 대접하며 나눔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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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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