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화해와 평화, 한반도의 아픔과 북녘 신자들을 위해 꾸준히 기도해오고 있는 한동수 변호사. 그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기념 cpbc 다큐멘터리 '평화의 길을 찾아서' 내레이션을 맡아 평화의 의미를 직접 전했다.
‘민화위 30년은 결과 기록 아닌 태도의 역사’란 문장에 울컥
북에 살아남아 있는 신자들과 함께 미사 봉헌할 수 있기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평화의 길을 찾아서’가 2월 cpbc TV 특집 방송으로 방영됐다.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은 한동수(요셉, 60) 변호사가 맡았다. 한 변호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민화위 30년 발걸음을 전하면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염원하는 그의 진심도 함께 담았다. 한 변호사는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일인 것처럼 영광스러웠다”면서 “우리 민족이 서로 화해하고 일치하는 여정에 함께하는 은총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사회 공동체가 극단적으로 분열되는 걸 겪으면서 이러한 대립 문제는 남북한 평화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각 가정이 평화로워야 사회가 평화롭고 경제가 발전하는 것처럼요. 서울 민화위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은 민족의 숙원과 미래와 관련된 일이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그는 본당 전례단에서 활동하며 부부 독서, 미사 해설을 맡아왔다. 내레이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한 변호사는 “다큐멘터리 마지막 부분에 ‘서울대교구 민족 화해위원회의 30년은 결과의 기록이 아니라 태도의 역사입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태도의 역사’라는 단어에서 울컥해 내레이션을 잠시 쉬었다가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하느님께 보인 많은 태도의 변화들이 있었는데요. 우리 민족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 앞에 선 우리 민족의 태도, 그 오랜 희생의 역사가 한꺼번에 떠올라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습니다.”
한 변호사는 대학 시절은 물론 법조인이 된 후에도 그는 남북 평화와 통일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 민화위가 매주 화요일 저녁 명동성당에서 봉헌하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도 참여하고, 평화학교 프로그램도 수강했다. 틈틈이 DMZ, 양양 티모테오 순례길,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분단의 아픔에 함께하며 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사)희망래일 대륙학교도 1기로 수료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에 출석해 “한동수 변호삽니다.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기원합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 변호사는 “검찰개혁 입법도 궁극적으로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향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며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한 변호사는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6년간 판사를 지냈고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2019년 대검찰청 감찰부장 공개모집에 지원해 2년 9개월간 검사로 지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기대를 걸고 검찰개혁의 뜻을 품고 지원했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한 변호사는 “검찰에서 거의 왕따로 지내며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미사와 기도, 피정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검사 시절을 담은 「검찰의 심장부에서」를 펴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주모경을 바치고, 「매일미사」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한 변호사는 “언젠가 꼭 함경도 덕원신학교와 순교자들이 걸었던 죽음의 행진길을 가보고 싶다”면서 “일본의 ‘숨은 그리스도인’처럼 북에도 신자들이 살아 남아있다고 믿고 있고, 그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