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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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나온 가정 밖 청소년, 삶을 증언하면서 더 나은 미래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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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가정 밖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란히, 우리’ 현장. 성평등부 제공


 

“처음엔 하루 버티는 게 목표였어요. 그러나 저에게도 꿈을 꿀 수 있다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자립이란 무엇일까요?”

 

가정 내 갈등, 학대, 방임, 가정해체, 가출 등으로 ‘가정 밖 청소년’이 됐다는 이유로 숨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정부를 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과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다.

 

이들은 2월 26일 성평등가족부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청소년센터에서 개최한 가정 밖 청소년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나란히, 우리’에서 저마다의 자립 경험을 나눴다. 금전 문제·학업 계속의 어려움·사회적 편견 등 다양한 고충을 내놨지만, 한목소리로 이야기한 것은 ‘떠나지 않는 어른’의 필요성이었다.

 

가정 폭력으로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던 안나연(25)씨는 “반복되는 폭력과 상처 속에서 과거의 저는 가시 달린 고슴도치와 같았다”며 “맨날 상담하고 싶지 않다고 도망 다니고 떼쓰던 저를 3년간 붙잡으면서 생일에는 미역국 끓여주시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자리를 지켜준 청소년 쉼터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밝혔다.

 

안씨는 현재 반려동물 미용사로 일하고 있다. 토크 콘서트 내내 밝고 씩씩한 면모를 보여줬던 안씨였지만, 사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안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집에서 들어오라고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며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 다시 맞을 각오를 하고 집을 들어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5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끝에 쉼터에 돌아오면 밤 11시라, 끼니를 거른 적도 허다했다. 직장에서 가정 밖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밝힌 뒤 자신을 대하는 분위기가 달라진 경험도 큰 상처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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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월 26일 오후 가재울청소년센터에서 열린 가정 밖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란히, 우리'에 참석해, 가정 밖 청소년의 자립 지원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성평등부 제공


 

이제는 사회복지사로 어엿하게 자기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A(34)씨는 “지금은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이 다양해졌지만, 제가 처음 자립을 시도할 때만 해도 경제적 문턱은 너무나 높았다”며 “주거 지원 외에도 당장 먹고 사는 문제였던 생활비와 가전제품에 대한 기초적인 비용은 무일푼이었던 제게 막막하기만 했다”고 돌아봤다. 가정 밖으로 나온 지도 꽤 지난 시기였지만, 부모의 서류상 재산으로 생계 급여를 받지 못한 것도 컸다.

 

이렇듯 가정 밖 청소년은 부모에 의해 보육원과 같은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다 자립하는 자립준비청년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집을 나왔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 지원에서 소외되곤 한다. 소관 부처도 자립준비청년은 보건복지부가, 가정 밖 청소년은 성평등부가 담당한다.

 

이밖에도 토크 콘서트에서는 마음을 열 때쯤 쉼터 교사들이 다른 기관으로 떠나도록 구조화된 제도, 지원금이 분야별로 나누어져 정작 필요한 곳에는 사용하지 못하는 구조 등 앞으로 가정 밖 청소년 정책에 있어 개선됐으면 좋겠는 점들이 다수 등장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가정 밖 청소년들의 허심탄회한 목소리와 용기로 부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지원과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지 분명한 기준을 갖게 됐다”며 “정부의 자립 정책이 이들의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충실히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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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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