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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후쿠시마 15년, 다시 지워진 지방의 십자가

이준태 엘리야(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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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에서 진도 9.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수만 명이 사망했고, 하마터면 일본이 지구 상에서 지워질 뻔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 과정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폭발 사고를 겪었고, 방사능이 유출됐다. 15년이 흐른 현재까지 후쿠시마 지역은 출입이 자유롭지 않다.

후쿠시마 사고 15년·체르노빌 사고 4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다시 과거로 기수를 돌렸다. 늘어난 전력 수요, 앞으로 인공지능(AI)으로 쓰일 전력량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다. 장관 취임 전까지 탈원전을 외쳤던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 역시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여기에 가동을 멈췄던 노후 원전까지 재가동될 예정이다.

이러한 발표들이 흘러나오자 시민사회와 종교계는 반발하고 있다. 원전의 위험성을 이미 체감했고 정부의 여론조사나 발표 자체도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졸속이었다는 차원에서다. 특히 시민사회계는 “수도권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자 또다시 지역에 십자가를 지운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원전 밀집 지역 활동가는 “이제는 수도권에 원전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이미 동해안 일대에는 원전 26기 중 13기가 들어서 있다. 국내 원전의 절반가량이다. 불과 10여 년 전 포항을 휩쓴 진앙지와 멀지 않은 곳이다. 다음 원전 후보지도 영남 지역 해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죽하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차라리 마을 전체가 부지로 수용돼 보상이라도 받고 탈출하고 싶다”는 한탄마저 나온다. 한 사제는 이를 두고 ‘악마의 선택’이라 평했다. 전력 공백과 원전 회귀라는 선택지 중 하나를 강요하며 누군가의 희생을 딛고 물질적 발전만을 꾀한다는 지적이다.

한쪽에선 광역행정통합을 외치며 지방 육성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지방에 원전 떠넘기기와 이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상존한다. 진정한 지역 육성은 약자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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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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