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서정길대주교재단 가톨릭푸름터는 아기들과 엄마들이 함께 살아가는 집인 동시에 퇴소한 엄마들에게는 친정집이자 아이들에겐 외가다. 귀여운 아기들이 있다는 이유로 보내주신 많은 분의 사랑과 관심, 후원 덕분에 우리는 친정엄마로, 외할머니로 살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예기치 않은 임신과 준비되지 않은 출산으로 위기에 놓인 임산부와 아기들과 함께 살아온 지 올해로 11년째다. 퇴소자 사후관리로 ‘친정엄마 멘토링 사업’과 함께 살아가는 엄마와 아기를 위한 양육모자 모임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해마다 3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퇴소 후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와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다. 그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보고 싶어 외가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을 축하하며 ‘친정집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생명을 지켜낸 엄마들을 위한 보이지 않는 분들의 마음과 정성이 이뤄낸 일이다. 은인들께 감사드린다.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정신이 아득했을 엄마들에게 임신은 축복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으리라. 가족과 친구로부터 외면받고, 사회적으로는 관계가 단절되는 불안감을 안고 내 편이 아무도 없다는 절망감, 혼란, 죄책감으로 지냈을 것이다.
이렇게 감당하기 힘든 짐을 지고 미혼모(출산지원) 시설에 입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소 후 낯선 이들과 조금씩 얼굴을 트고, 마음을 열고, 먼저 출산해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과 귀여운 자녀들을 보면서 자신의 출산을 생각하기도 한다. 입양과 양육의 갈림길에서 같은 처지의 엄마들을 보며 ‘나도 아이를 키울 수 있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고, 용기를 얻어 양육을 결정하게 된다.
선생님들은 언니처럼 이모처럼, 때론 잔소리 많은 엄마 같이 그들 삶에 사랑으로 함께한다. 엄마들은 이들의 도움으로 태교와 출산의 힘듦, 양육을 결정하면서 겪는 수많은 어려움을 견딘다. 아기가 주는 기쁨으로 외롭고 힘든 시간을 극복해간다. 엄마들은 자유를 향한 기쁨 반, 두려움 반으로 퇴소 시기가 다가오면 다음 단계 시설로 가거나 부모의 도움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또는 자립해 아기를 양육하기도 하고, 아기 아빠와 가정을 꾸려 살아가기도 한다.
예기치 않은 임신,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한 아기의 엄마로 살아가는 ‘엄마의 삶’을 응원한다. 하느님께서 이들을 축복하시길 언제나 기도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