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C 희망의 대순례 한국 대표단으로 참여한 주솔비(맨 왼쪽)·천송이(맨 오른쪽)씨가 2025년 11월 30일 말레이시아 페낭 희망의 대순례 현장에서 아시아 교회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 청년들 언어·비자 등 고민
더 세심한 배려와 환대 준비할 것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가 지난해 11월 말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마련한 ‘희망의 대순례’는 단순한 국제행사를 넘어, 아시아 청년들이 서로의 신앙과 삶을 깊이 마주하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향한 아시아 교회의 관심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당시 이 여정에 함께했던 우리 청년들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순례는 아시아 교회의 연대가 무엇인지 체험하고, 2027 서울 WYD를 향한 아시아의 관심과 우리의 각오를 더욱 분명히 하는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주솔비(라파엘라, 29, 인천교구 범박본당), 천송이(안나로사, 30, 서울대교구 반포본당)씨는 ‘희망의 대순례’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지닌 이들이 한데 모인 WYD의 분위기를 미리 체험한 자리였다고 했다. 주씨는 “아시아 교회 사람들이 서울 WYD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는 것을 보며 서울 WYD가 한국 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아시아 교회가 함께 준비해가야 할 여정임을 실감했다”며 “예상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아 더욱 든든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천씨는 FABC에서 아시아 신자들과 시노드 정신으로 함께 나눈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예로 들며 “필리핀·일본·대만 참가자들과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눴는데, 언어와 문화·나이·직업의 차이를 넘어 서로의 삶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이 시간이 WYD 때에도 잘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들었다”고 전했다.
두 청년은 ‘희망의 대순례’를 통해 2027 서울 WYD에 참가할 아시아 청년들, 특히 현실적 문제로 참가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천씨는 “FABC 순례 때 보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시아 청년들은 언어 부담 때문에 WYD 참가를 망설이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며 “언어와 인종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올 이들을 더욱 배려하는 WYD가 돼야겠다는 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주씨는 “특히 아시아 젊은이들 가운데엔 비자 발급 자체가 어렵거나 항공료와 여행 경비 마련도 막막해 현실적으로 참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청년들이 많았다”며 “참가자들의 다양한 상황과 현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희망의 대순례’를 통해 느낀 점을 바탕으로 2027 서울 WYD 봉사 활동을 통해 교회가 청년에게 더욱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현재 인천교구에서 WYD 교구대회 개최 준비를 돕는 봉사자로 활동 중인 주씨는 “다양한 인종·문화·환경 속에서도 한데 어우러져 지내는 아시아 교회의 모습을 보며 우리 역시 서로를 더욱 다독여주며 ‘괜찮다’고 말해주는, 더욱 열리고 활기찬 교회가 됐으면 한다”며 “저 역시 교회가 청년들이 많이 웃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천씨는 “한국 또한 비가톨릭 국가로, 비신자가 대다수인데, 그렇기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행동하는 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신앙이 교리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 어떻게 비칠지 더욱 고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