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단이 최근 일부 의원들이 국회에서 발의한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사실상 낙태 자유화를 조장하는 시도라며 강력한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아울러 생명 존중을 위한 실효성 있는 ‘숙려 기간’과 ‘상담 필수화’ 도입, 의사의 양심을 존중하고 ‘생명을 살리는 병원’ 보호, 낙태 약물의 무분별한 유통 규제와 여성 건강 보호,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남성의 공동 책임 강화 등 태아와 임산부를 모두 살리고 생명 문화를 건설하기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번 발표는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후 한국 주교단 이름으로 낸 세 번째 성명서다. 주교단은 2020년 8월 18일 ‘낙태죄 완전 폐지 입법 추진 반대’, 2025년 7월 23일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 입법 추진 반대’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또 헌재 결정 직후 주교회의 의장 명의로 강력한 유감을 표했고, 매년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가 생명 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
이렇게 여러 차례 성명을 발표하고 유감을 표한 건 우리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지난 7년간 보완 입법을 내팽개치는 사이 우리 사회는 누가 낙태를 하고 수술하는지, 얼마나 많은 낙태약이 불법 유통되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게 됐다. 그 결과 여성과 태아 모두 생명권을 위협받고 있다.
현재 발의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할 경우 출산 직전까지 낙태가 사실상 무제한 허용되고, 낙태약 유통도 자유롭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공동체 전체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 태아 생명권과 임신부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회와 정부·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