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시작된 이른바 ‘나주 피눈물 성모상’ 사건은 오랜 세월 기적으로 포장돼 신자들을 현혹했다. 교회는 이미 수차례 조사와 판단을 통해 이것이 초자연적 기적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고, 2008년에는 관련자 파문 제재까지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주장이 ‘계시’라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신앙 착오에 그치지 않는다. 기적의 출발점이었던 성모상은 사라졌고, 이름까지 바꾼 당사자 행적은 묘연하다. 신앙 공동체를 표방한 공간에서는 비인가 수도회가 운영되고, 물품 판매가 이어지며, 재산과 수익의 흐름도 불투명하다. 국가 보조금이 투입된 재산 형성 과정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은 이 현상이 더는 ‘신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윤리 문제로까지 번졌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활동을 멈추지 않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교회 가르침보다 개인 체험과 감정에 의존해 현상을 받아들인다. 이는 불순명을 넘어 공동체 신앙의 근간을 흔든다. 기적을 내세웠지만, 그 근거는 사라졌고, 교회와 단절됐다. 교회는 신자들이 더는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를 앞둔 대비도 필요하다.
가톨릭 신앙은 개인 체험 위에 세워지지 않는다. 교회는 사도적 전승 위에 세워진 공동체이며, 교도권은 신앙의 진리를 보존하고 왜곡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사적 계시는 공적 계시를 대체할 수 없다. 반드시 교회의 식별과 판단 아래 있어야 한다. 신앙은 진리 위에 세워지며, 교도권을 떠난 신심은 올바른 신앙이 될 수 없다. 기적을 찾기보다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하며, 교회 가르침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야 한다. 교회를 떠난 계시는 더 이상 계시가 아니며, 순명을 떠난 신앙은 결국 길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