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0일 시드니 세계청년대회 파견미사에 참석한 순례자들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랜드윅 경마장에서 열린 파견사에는 약 40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됐다. OSV=2008 시드니 WYD 조직위
지구 남반구 끝 오세아니아, 호주에 전 세계 청년 40만 명이 한 데 모였다. 2008년 ‘성령의 남쪽 대륙’ 호주에서 오세아니아 최초의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가 열렸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란 주제 성구처럼 시드니는 ‘땅 끝’에서 신앙의 증언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이 됐다.
170개국에서 모인 수십만 청년들은 언어와 국적, 피부색을 넘어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됐다. 교구대회(7월 10~14일)와 본대회(15~20일)로 나뉘어 열린 시드니 WYD는 개막미사부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청년들은 드넓은 랜드윅 경마장에서 진행된 밤샘기도와 성체조배에 참여하기 위해 한겨울의 찬 이슬을 맞으며 밤을 지새웠다. 이어진 폐막미사에도 40만 명 이상이 참여, 호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성찬 전례로 기록됐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신앙 공동체로 변모한 순간이었다. 이 열기는 국제 중계로 5억 명 이상이 시청하면서 전 세계에 전해졌다.
당시 호주 교회는 적잖은 사목적 과제를 안고 있었다. 호주는 가톨릭 신자 비율이 20대인 다문화·다종교 사회로, 빠른 세속화 속에 청년 이탈과 성소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는 재정 부담과 행사 규모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호주 교회는 정부와의 협력에 적극 나섰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행사 기간 특정 지역을 ‘WYD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교통·치안·공공 서비스를 적극 지원했다. 연방정부는 비자 발급과 외교 지원을 맡았고, 타종교와 기업, 시민사회도 힘을 보탰다. 공동체 전체가 청년들의 여정에 함께한 것이다.
2008 시드니 WYD 총괄 코디네이터였던 앤서니 피셔 대주교는 cpbc와의 인터뷰에서 “대회 기간 시드니는 젊은 신앙과 기쁨으로 살아있었다”며 “젊은이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경우는 대개 집회나 시위였는데, WYD로 기쁨 속에 함께한 모습은 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특별한 경험이 됐다”고 했다.
지리적 한계로 역대 대회 중 참가 규모는 가장 적었지만, 시드니 WYD가 남긴 전환점은 분명했다. 교회가 청년들의 신앙 열기를 통해 다시 일어섰고, 사회 전체가 연대해 대회를 완성해낸 과정은 2027 서울 WYD를 앞둔 한국 교회에도 묵직한 메시지를 건넨다.
2027 서울 WYD를 향한 여정에서 역대 개최지를 찾아 그 열매를 조명해온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과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 공동기획 ‘개최지를 가다’의 2008 시드니 WYD 편에서는 호주 교회와 함께한 젊은이들의 신앙 열정이 오늘날까지 어떤 열매를 맺고 있는지 따라가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