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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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혜표 ‘기적수’와 ‘성물’… 수상한 현금만 쌓인다

[나주 현상, 거짓 계시 40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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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경당 내부에 윤정혜와 그가 꿈에서 꿨다며 그린 자비의 예수 그림이 걸려 있다.


병 낫는다는 기적수, 지하수로 추정돼
성물방·홈페이지 통해 상품 구매 유도
헌금 독려하나 재단 현금 흐름 깜깜이



가톨릭교회가 금지한 나주 윤 율리아가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기적이 아니라고 지침을 내린 교회는 다시 한 번 나주 성모 발현 추종 움직임에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cpbc는 나주 윤 율리아의 실태를 파악하고 나주 성모 경당과 성모 동산에 잠입해 이들이 주장해온 초자연적 현상의 실체를 추적했다. 추종자들은 기적수 배포 등을 통해 기도회에서 물품 판매를 요구하거나, 이를 통해 현금을 끌어모으는 등의 정황이 포착됐다. 특별취재팀은 기적수부터 신심 도구 판매까지 나주 윤정혜의 숨겨진 수익구조를 쫓아가 봤다.


실제 건물 내부 들어가 보니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나주 윤 율리아 측이 ‘성모 경당’이라 칭하는 건물이 위치한 곳이다. 잘 모르는 이가 보면, 성당으로 착각할 정도의 외관이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 보니 교회 건물과는 사뭇 달랐다. 경당에 진입하자마자 ‘자칭 수도자들’이 취재진을 둘러쌌다. “어디서 온 것이냐” “다음에 왔으면 좋겠다”는 등 의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그들이 걸친 수도복은 하나같이 일반 수도자들의 복장과는 달랐다. 짙은 남색의 베일로 수도자 모습을 흉내 냈지만, 자세히 보니 베일이 아닌 두건에 가까웠다. ‘교회 인준을 받은 수도원이 맞느냐’는 질문에 자칭 수도자들은 “교회 인준을 받지 못했고 준비 중”이라고만 답했다. 현재 그들은 서로 수사·수녀라고 칭하고 있으며, 50여 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 중이었다.

제대를 대하는 방식도 기이했다. 이들이 ‘성전’이라 부르는 곳에 자리한 제대는 한쪽 구석에 치워져 있었다. “성당들은 제대가 가운데에 위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이들은 “미사나 기도회 시간 외에는 제대를 이동해놓는다”고 답했다.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한 답은 들을 수 없었다. 고정된 제대가 아닌 것이다. 가톨릭교회법 1235조 2항에 따르면, ‘모든 성당에는 고정 제대가, 그리고 거룩한 예식 거행을 위하여 지정된 그 밖의 장소에는 고정 제대나 이동 제대가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돼 있다. 모든 성당에는 고정 제대가 필히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나 십자가 형상도 달랐다. 십자가 양 끝단에 못과 망치까지 새겨져 있었다. 벽면에는 열두 사도 등 다른 성인들 대신 윤정혜의 모습이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성화 대신 윤정혜가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성혈을 흘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가톨릭교회법 1188조는 “그리스도교 백성에게 경이감을 일으키게 하거나 덜 건전한 신심의 빌미를 제공하지 아니하도록 적절한 수량과 합당한 순서로 배치돼야 한다”고 명시한다. 잘못된 신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광주대교구 사목국장 김영수 신부는 “이들이 거행하는 전례는 교회 전례가 아니며, 이들이 주장하는 모습은 절대 교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이 기적수를 들고 취재진에게 말하고 있다.


자칭 ‘기적수’ 유통, 꼼수로 법망 피해

윤정혜의 꿈에서 성모 마리아가 점지해줬다는 일명 ‘기적의 물’. 윤정혜는 꿈의 인도를 받아 손으로 땅을 파자 물이 솟아났다고 주장한다.

추종자들은 기적수를 마시면 병이 낫고, 심지어 이 물을 마시고 기적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암도 고치고 폐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도 살려낸다는 것이다.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은 취재진 앞에서 기적수를 마셔 보였다. 그러나 성모상 아래 지하수 관정을 팠다는 신고 기록이 나왔다. 기적수가 아니라 지하수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취재진 요청으로 확보한 기적수 2병 역시 공장에서 생산한 것처럼 밀봉된 페트병에 담긴 물에 불과했다.

취재진이 경당 내부에서 확인한 결과, 이 물을 페트병에 밀봉해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전국 각지로 유포되는 정황도 확인했다. 기적수 택배 수취함이 경당 내 사무실 한 켠에 자리했다. 절박한 사정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20ℓ 말통을 들고 이 물을 떠 간다. 성모 동산 내부에도 기적수 보관창고가 있으며, 수도꼭지가 설치돼있다.

성모 동산 관계자는 기적수에 대해 “팔지는 않는다. 무료”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당에 가서 주소를 적으면 택배로 보낼 수 있고, 물값은 안 받고 택배비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은 무상 배포를 악용해 법망을 회피하려는 꼼수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무상으로 나눠주는 경우라면 먹는샘물 제조업 허가 및 관리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물에 첨가제를 넣어 판매 중이라면 식품위생법상 음료로 분류된다. 지하수와 같은 순수한 물이라면 기후부 소관이다. 거짓 현상을 미끼로 지하수를 유통하면서도 실정법의 규제를 피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지하수정보센터에 따르면, 성모 동산이 위치한 나주시 다시면 신광리 18 일대는 지하수 관정이 허가돼 있다. 한 나주시 관계자는 “2년에 한 번씩 수질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율리아 측은 1992년 기적수가 처음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정 신고가 된 건 2014년 3월이다. 1992년부터 2014년까지는 허가조차 없었다는 의미다.

 
나주 성모경당에서 입수한 기적수.


기적수·물품은 미끼… 불투명한 현금 흐름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는 기적수가 무료라고 홍보한다. 그러면서 자발적 봉헌을 강조한다. 취재진이 경당 내 성물방과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구매 안내 유선번호를 통해 상품 구매 의사를 보였지만 “기도회에 와서 직접 보고 샀으면 한다”고 유도했다. “성모님 은총에 감사하면 봉헌해도 좋다”고 헌금을 유도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과는 별개로 경당 내부에는 나주 윤 율리아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성물방이 마련돼 있었다. 가격은 원화 또는 달러로 표기돼 있었다. 스카풀라 2만 원, 스카프 1만 8000원(13달러) 등이다. 심지어 성물방 출입문에는 ‘나주사랑상품권 사용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홈페이지에도 80여 개의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취재진이 지속적으로 물품 구매 의사를 나타내도 가격 등 세부정보는 밝히지 않는 등 성물방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김재석 운영본부장은 “성물 판매는 본당에도 있다”며 “지극히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했다. “판매 수익이 재단법인 수익으로 잡히는 건가”라는 질의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관련 세금을 내고 있는지 묻자 “세금 관계는 잘 모르겠다”고 회피했다.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홈페이지에서 신심도구를 가장해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당에서 만난 자칭 수도자 한 명은 “기도회에 와서 기적수를 받아가고 성물을 그때 구매했으면 좋겠다”고 유도했다. 기적수와 물품 등은 일종의 미끼인 셈이다. 수백 명이 모이는 곳으로 유도, 군중 심리를 이용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수법으로 여겨진다. 성모 동산 관계자는 “(기도회 때 헌금을) 바구니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걷는다”고 말했다. 성모 동산 비닐하우스와 경당 곳곳에는 미사 예물 봉투가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헌금이 어디로 갔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다. 취재진이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시스템을 통해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4년 결산 서류를 확인한 결과, 부동산 등 기본 재산 내역만 일부 확인됐다. 헌금 및 기부금 수입이나 성물 판매 등에 따른 현금 흐름은 깜깜이인 셈이다. 이마저도 부동산 등 재산 내역을 최초에 신고하지 않아 지난해 9월 재신고한 바 있다.

과거 윤정혜를 촬영했던 제보자 김씨는 “돈이 담긴 박스가 방 한쪽을 가득 채웠다”고 증언했다. 재산을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씨는 “나주 내에서 돈을 옮겼더니 자꾸 말이 많이 나오니까 광주의 다른 은행으로 다 옮겨갔다”고 전했다.

추종자들에게 영성 교육을 하면서 헌금을 독려하는 정황도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5대 영성’ 중 ‘셈 치고’를 보면 ‘비싼 음식 먹은 셈 치고, 그 돈을 아껴 성모님께 또는 하느님께 봉헌한다’거나 어떤 일이든 내 탓으로 돌려 희생하라는 가르침도 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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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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