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은 그들이 들어온 공동체와 사회에 풍요로움과 온전한 인간 발전의 기회를 가져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93항)
3월 25일 국가 데이터처가 기쁜 소식을 전했다. 2026년 1월 시도별 출생아 수가 세종을 제외하고 전국 모든 시도에서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또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다시 2025년 12월보다 증가해 0.99명에 이르렀다. 그 결과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11.7 증가했다.
1년 사이 내국인 수의 자연 감소 폭이 크게 줄어, 이 추세가 계속되면 내년 1월에 내국인 인구 수의 감소가 멈출 가능성도 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미 2022년부터 시작된 내국인 감소, 외국인 증가로 인한 총 인구수의 증가가 내국인, 외국인, 총 인구수가 모두 증가하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 변화에서조차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다문화 사회에 걸맞은 사회의 질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대표적 예가 6월 3일 치러질 지방선거 관련이다. 이미 2006년 지방선거부터 외국인도 국내에 체류 중 영주 자격을 얻고 3년이 지나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는 아직 안 되지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외국인의 지위를 보장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또 우리 헌법재판소도 외국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곧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재외국민은 ‘국민인 주민’이라는 점에서 그가 속한 자치단체 구역 내의 동질적 환경 속에서 동등한 책임을 부담하고 권리를 향유할 자격이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의 선진국들은 체류 한국인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05년 유럽 선진국들처럼 우리나라가 가입한 세계인권선언과 규약들의 정신을 반영해 증가하는 외국인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자 공직선거법을 개정,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했다. 이때 재일동포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할 수 있는 여건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따라서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게 기본권의 하나인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정상적인 절차다.
그러나 2005년 당시와 2026년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베트남·미국·태국·필리핀·우즈베키스탄은 여전히 체류 한국인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일본도 재일동포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고 있다. 이처럼 특정 국가들에서 20년 동안 한국 체류 자국민들의 선거권을 인정받으면서, 체류 한국인들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 것은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러한 역차별에 대해 개선책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 사회의 질적 변화와 관련된 또 다른 예는 나이다. 모름지기 한 사회의 번영을 위해서는 활기차고 젊은 인구가 중요하다. 2025년 12월 말 기준 대한민국의 주민등록 인구 중 20~30대가 전체 인구의 24, 60세 이상은 29.3였다. 이에 비해 국내 체류 외국인의 경우 20~30대가 전체 인구의 약 49.8, 60세 이상은 12.9였다. 이것은 내국인에 비해 훨씬 젊은 국내 체류 외국인의 우리 사회 번영을 위한 기여 가능성을 나타내준다.
다문화 사회가 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질적 변화의 모습은 지금보다 더 젊어지는 방향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내국인이건 국내 체류 외국인이건 청년들이 더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