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 2027
제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한다고 얘기하면 많은 신자분이 그때를 떠올리십니다. 2014년 교황님 방한과 광화문 시복식. 그때도 어마어마했었죠. 한국을 특별히 사랑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평화적 행보는 많은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그때와 같이 교황님이 우리 한국에 오십니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부족함 없이 맞이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 안에서 많은 신자분이 물어옵니다. 예전 방한과 이번 서울 WYD는 무엇이 다를까요?
교황 행사와 교황 방한 행사
바로 ‘교황 방한 행사’와 ‘교황 행사’의 차이입니다. 교황 방한 행사는 우리가 준비해서 교황님을 모시는 행사입니다. 지금까지 교황님의 방한은 우리가 기획하고 우리가 준비해서 로마에 보고드리고 교황님을 모셨습니다. 하지만 교황 행사는 교황님이 직접 주관하시는 교황님이 하시는 행사입니다. 우리 서울대교구에서 WYD 조직위를 만들어 준비하고 있지만 단지 장소가 서울과 한국이기에 조직위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 이 모든 준비의 시작과 주최자는 교황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교황님의 행사를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지 보고드리기 위해 3월 이탈리아 로마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출장 다녀온 후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손주 보내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으로
회의를 통해 로마에 계신 어른들이 우리 조직위원회에 전한 말씀과 부탁은 하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청년을 위한 따뜻한 배려와 꼼꼼한 준비, 혹시나 부족하거나 모자라 우리 청년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오직 청년들을 위한 바람과 부탁들이었습니다. 청년들이 한국에 와서 먹는 것은 괜찮을까? 잠을 자는 숙소는 부족하지 않을까? 여기저기 행사에 다니는 교통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여름 더위에 쉽게 지치지는 않을까? 청년들의 순례 비용이 큰 부담되지는 않을까? 마지막으로, 멀리서 오는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한국 비자를 잘 받아서 보다 많은 청년이 함께 참여할 수 있을까? 하는….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손주들의 안위를 걱정하듯 마음이 담긴 걱정들이었습니다. 그러한 질문에 대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발전된 교통 인프라와 밀집된 대도시의 고유한 장점들을 가지고 하나하나 설명을 드렸고, 저희의 의견을 기꺼이 들어주시고 또 믿어 주셨습니다.
서로를 믿고 서로를 의지하며
생각해 보면 로마와 서울의 어마어마한 거리감으로 인해 로마에서 모든 업무를 지시할 수 없고 모든 작업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로마는 서울을 믿어 주시고 서울은 그 신뢰를 바탕으로 로마가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보여드리는, 서로가 신뢰하고 서로의 능력에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협력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회의 때 받은 질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에 신부님들이 준비하시는데 우리가 무엇을 해드리면 가장 큰 도움이 될까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거든 언제든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감동… ㅠ0ㅠ
청년적인 것, 보편적인 것, 한국적인 것 “마니마니!”
저는 교황님이 참석하시는 본대회 4개의 행사를 담당합니다. 예전 대회를 답습하는, 그렇고 그런 기획을 할 수야 없겠죠. 전반적인 전례와 행사의 콘셉트, 대회 주제에 맞는 복음적인 스토리 전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이 고민하던 차에 해주신 좋은 말씀 중 하나가 “신부님~ WYD는 바티칸 안에서 이루어지는 엄격하고 전통적인 전례 행사가 아닙니다. 청년들이 청년들을 위해 청년들의 신앙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그러니 WYD는 청년다워야 합니다”라는 말씀이었고, 이를 요약하면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청년적인 것, 보편적인 것(모든 청년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것), 한국적인 것들을 많이많이 보여주세요” 저는 그때 영혼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의 WYD도 훌륭했지만 우리 한국만의 K-WYD도 충분히 가능하겠구나.
그 세 가지 말씀은 그 먼 길을 다녀온 가장 큰 수확이자 보람이었고, 앞으로 1년간 어떻게 어디로 나아갈지를 가르쳐준 이정표였습니다. 올해 9월 한국에서 서울 WYD에 참가하는 모든 나라 대표가 모이는 제2차 국제회의가 열립니다. 그 회의에서 다시 만나게 될 로마분들에게 우리 청년들이 만든 보다 청년적이고 보다 보편적이고 보다 한국적인 WYD의 청사진을 보여드릴 수 있기를 기도하며 준비해 봅니다.
“WYD? 우리 함께 해요!”
서울 WYD는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목적인 행사입니다. 그래서 청년들만의 아름답고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필요합니다. WYD 행사들에 제안하고 싶은 나만의 아이디어나 통통튀는 재미난 생각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알려주세요. 독자분들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2027년 세상 모든 청년을 거룩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갑니다.
※이메일 2027wyd1234@gmail.com
글 _ 김윤욱 루카 신부(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 영성구현본부 행사총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