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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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WYD가 점화한 신앙의 불꽃, 후배들의 손에서 활활 타오른다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를 가다] 시드니 WYD (4·끝) 호주 교회 청년 사목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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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시드니 WYD 당시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청년들과 배에 올라 하버브리지를 배경으로 강을 건너며 만남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교황과 각국 젊은이들이 함께하는 세계청년대회는 이들에게 신앙과 삶에 생각지 못한 큰 전환과 결실을 선사한다. OSV


다큐멘터리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를 가다’ 2화 영상 보기 ▶ "교회의 오늘을 만드는 사람들"


2008 시드니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가 호주 교회에 신앙의 불을 지폈다면, 그 불은 어떻게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을까. 그 열정은 WYD에 함께한 사람과 그들이 그때 얻은 정신을 통해 이어지고 있었다. 지금 호주 교회 청년 사목 현장에는 곳곳에 WYD를 직접 경험한 이들이 봉사하고 있으며, 그 의미와 열기를 이어받아 자라나는 세대가 있다. 그들은 이제 스스로 불을 지피고 있다.
 
 
2025년 12월 2일 호주 멜버른 컨벤션·전시센터(MCEC)에서 열린 호주청년대회(ACYF) 파견미사를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고 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년들이 미사에 함께하고 있다. ACYF 제공


청년들의 기쁨·열기로 들썩인 ACYF
시드니 WYD 계기로 찬양 시작한 신부 
6000여 명 노래 따라 부르며 기쁨 나눠

WYD 경험한 청년들, 신앙의 유산 전달
대회 전후 과정 통해 양성·파견된 청년들
리더로 성장해 후배들을 신앙으로 인도 

 
호주 멜버른 컨벤션·전시센터(MCEC)에서 2025년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사흘간 열린 호주청년대회(ACYF)에서 청년들이 환호하고 있다. ACYF 제공


멜버른이 들썩였다

호주 멜버른 컨벤션·전시센터(MCEC) 안이 뒤집어졌다. 수천 명의 청년이 휴대폰 불빛을 켠 채 흔들었고, 무대 위에서 음악이 터지자 목청껏 따라 불렀다. 현장은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열기로 가득 찼다. 하지만 공연장이 아니다. 2025년 11월 30일~12월 2일 개최된 호주청년대회(Australian Catholic Youth Festival, ACYF)의 마지막 날 파견미사 현장이다.

무대 위에는 샌드허스트교구 롭 갈레아 신부가 서 있었다. 청년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갈레아 신부가 밴드 반주에 맞춰 노래를 시작하자 청중은 하나로 움직였다. 호주 전역에서 모인 6000여 명은 사흘간의 대장정을 이 뜨거운 순간으로 마무리했다.

 
호주청년대회(ACYF) 파견미사에서 롭 갈레아 신부가 밴드와 함께 찬양 무대를 펼치고 있다. ACYF 제공
 
호주청년대회(ACYF) 파견미사에서 롭 갈레아 신부가 밴드와 함께 찬양 무대를 펼치고 있다. ACYF 제공


시드니 WYD에서 시작된 세계 무대

2025년 12월 1일 ACYF 현장에서 갈레아 신부를 만났다. 그는 사제이자 청년 사목자, 음악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10대 시절 중독과 우울, 자살 충동 속에서 길을 잃었던 그는 16살에 처음 하느님 사랑을 체험한 뒤 기타를 잡고 주님 사랑을 노래로 전하기 시작했다. 평신도로서 기도 속에 자신의 재능으로 해내는 활동은 좋았지만, 사제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예수님, 제가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다 하겠습니다. 제발 사제로는 저를 부르지 말아 주세요.”

그러던 어느 날 이탈리아의 한 공연장에서 기쁨으로 가득 찬 한 사제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다. 기도와 식별 끝에 신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2008 시드니 WYD가 열렸다. 교구는 신학생이 된 그에게 베네딕토 16세 교황 앞에서 노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번도 그렇게 대규모 관객 앞에 선 적 없던 그가 처음 그런 무대에 오른 것이 시드니 WYD였다. “저는 겁에 질리고 말았죠. 기타를 세게 쥐어 손가락에 거의 피가 날 정도였어요.”

 
롭 갈레아 신부의 찬양 무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년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며 함께하고 있다. ACYF 제공


무대를 내려오자마자 한 사제가 달려왔다. “당신을 캐나다로 데려가야겠어요.” 사흘 뒤 그는 캐나다 방송국 카메라 앞에 섰다. 찬양 사도직 활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갈레아 신부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약 140만 명 앞에서 노래하며 복음을 전했고, 연간 초청은 1500회가 넘는다. 2008 시드니 WYD는 그를 세계 무대로 이끈 출발점이었고, 그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갈레아 신부는 ACYF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으로 설명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산으로 데리고 올라가 거룩한 변모를 보게 하셨습니다. 그들이 다시 내려와 평범한 삶을 비범한 방식으로 살 수 있도록요. 이것이 ACYF입니다.” 그리고 단언했다. “여러분이 보고 있는 ACYF는 2008 시드니 WYD의 열매입니다.”

 
롭 갈레아 신부의 찬양 무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년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며 함께하고 있다. ACYF 제공


WYD의 열매는 반드시 맺힌다

그렇다면 그 불은 어떻게 20년 가까이 꺼지지 않았을까. 같은 날 ACYF 현장에서 cpbc와 만난 시드니대교구장 앤서니 피셔 대주교는 2008년 당시 시드니 WYD 총괄 코디네이터로서 그 현장을 기획하고 이끈 인물이다. 그의 진단은 분명했다. “세속화된 사회에서 많은 젊은이가 가톨릭 가정에서 자랐지만 교회와 멀어졌고, 미디어와 대중문화는 가족과 본당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피셔 대주교는 “WYD와 ACYF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교회와 사회의 치유를 위한 사목적 처방’”이라고 규정했다. 선교와 교리, 전례와 공동체를 통해 젊은이들이 신앙을 체험하고 파견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행사 자체가 아니라, 전후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셔 대주교는 “젊은이 신앙의 열매는 시간이 걸려 나타난다”면서 “참가 전 신앙적 준비와 행사 후 피정과 모임, 리더십 훈련이 함께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5년 12월 2일 열린 호주 청년대회(ACYF) 파견미사에서 시드니대교구장 앤서니 피셔 대주교가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ACYF 제공


불꽃을 넘겨받은 사람들

2025년 12월 7일 파라마타교구청에서 cpbc와 만난 세바스찬 듀호(29)씨는 2008 시드니 WYD에 참가하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은 WYD의 수혜자라고 분명히 밝혔다.

 
가톨릭 유스 파라마타(CYP) 사목 활성화 팀 퍼실리테이터 세바스찬 듀호씨가 cpbc와의 인터뷰에서 파라마타교구 청년 사목의 비결을 나누고 있다.


파라마타교구 청년 사목을 담당하는 가톨릭 유스 파라마타(CYP)에서 활동하는 그는 14년째 청년 사목 현장을 지키고 있다. “저는 2009년부터 본당 청년모임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모임을 이끌던 리더들이 바로 2008 WYD에 참가한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WYD에서 받은 것을 저희에게 그대로 전해줬습니다.”

9살에 어머니를 암으로 잃은 그에게 본당 청년모임이 주는 따뜻함은 특별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수 있고, 진솔한 분위기였어요.” 리더들의 초대로 젊은이 사도직에 발을 들였고, 청년 캠프에서 성체조배 중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을 했다. 전공이었던 공학 공부를 그만두고 6개월의 식별 끝에 찾아간 2016년 폴란드 크라쿠프 WYD에서 그는 확신했다. 이후 드 라 살 형제회와 함께 지금의 파라마타교구 청년 사목에 동반하기에 이르렀다.

 
가톨릭 유스 파라마타(CYP) 사목 활성화 팀 퍼실리테이터 세바스찬 듀호씨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선배 리더들로부터 훈련과 양성, 동반의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그분들이 저를 예수님과의 관계 안으로 이끌어줬고, ‘사도직 봉사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함께 걸어주셨거든요.”

듀호씨는 청년 사목의 핵심 가치로 ‘관계’를 꼽았다. “청년들에게 직접 묻고, 그들의 언어를 배우며, 그들이 있는 자리에서 만나는 것, 이것이 교회가 젊은이들과 동반하는 토대이자 힘입니다. 청년 사목을 위해 봉사하려는 청년들을 찾으세요. 청년들만큼 교회를 위해 젊은이 사도직을 잘 수행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2025년 10월 25일 호주 파라마타 교구 성 패트릭 대성당 앞 광장에서 열린 ‘LIFTED Live’ 행사에서 가톨릭 유스 파라마타(Catholic Youth Parramatta) 청년들이 모여 신앙 공동체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CYP 제공


‘더 넓은’ 가톨릭 공동체 경험한 청년들, 젊은 호주 교회 이끈다

SCY, 한 번의 만남을 신앙의 여정으로
시드니대교구 청년 사목 담당 공식 기관
모임 규모 점진적 확대·신앙 공동체 경험

부르심에 대한 답 찾는 곳, ‘섬너하우스’
WYD 이후 성소 식별 공간 필요성 대두
1년 동안 공동 생활·자유롭게 성소 고민

 
시드니 가톨릭 유스(SCY) 청년 담당관 줄리안 비에이라가 cpbc와의 인터뷰에서 2008 시드니 세계청년대회 기억을 전하고 있다.


책상 아래에서 잠든 꼬마, 젊은이 봉사자로

2025년 12월 5일 시드니대교구청에서 만난 줄리안 비에이라(23)씨는 2008 시드니 WYD를 몸으로 기억했다. 당시 다섯 살에 불과했던 그는 시드니에서 차로 두 시간 걸리는 농가에 살았다. 그리고 WYD 기간 그 집에 12명의 순례자가 묵었다. 형제자매가 아홉인 대가족에 순례자들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비에이라씨는 책상 서랍 아래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하지만 그 경험은 오래도록 남았다.

“여러 나라에서 온 형·누나 순례자들을 만나는 게 정말 특별했어요. 네덜란드에서 온 순례자들에게 단어도 몇 개 배울 수 있었죠. 아주 어릴 때였지만, 그 순간이 제게는 하나 된 ‘보편 교회’를 처음 만난 경험이었습니다.”

 
시드니 가톨릭 유스(Sydney Catholic Youth, SCY) 청년 담당관 줄리안 비에이라씨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앙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SCY 제공


현재 비에이라씨는 시드니 가톨릭 유스(SCY) 청년 담당관이 됐다. 꼬마 때 가정 홈스테이로 자신의 집을 찾은 세계 형과 누나들을 통해 설명하긴 어렵지만, 생각지 못한 신앙의 가치를 새긴 것이다. “저를 이끌어준 사람들이 바로 2008 시드니 WYD에 참가했던 분들이었죠. 그분들의 신앙은 점화됐고, 저는 어떤 의미에서 그 다음 세대이자 그 열매입니다. 시드니 WYD와 제 일은 100 연결돼 있어요.”

그는 “호주 교회 또한 성당에 젊은이보다 나이 든 신자들이 미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지만,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함께할 때 신앙은 더욱 활기를 얻고 존재 의미를 새길 수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비에이라씨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학생들의 성장을 목격할 때다. “처음 만났을 때 10학년이었던 아이들이 졸업할 때가 되면, 하느님의 젊은 남성과 여성이 돼있어요. 그 신앙적 성장을 보는 것, 또래가 또래를 이끄는 것, 그것이 교회가 하는 청소년 사목의 힘입니다.”

 
시드니 가톨릭 유스(SCY) 팀장 캠벨 에반스가 cpbc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사목 운영 노하우를 밝히고 있다.


세 단계로 완성되는 젊은이 사목

SCY는 시드니대교구 청소년 사목을 담당하는 공식 기관으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사회 초년생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본당과 학교 현장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 비에이라씨가 속한 팀을 이끄는 캠벨 에반스(25) 팀장은 청소년 사목을 위해 일하면서 늘 같은 질문을 붙들고 지낸다. ‘한 번의 만남이 어떻게 지속적인 신앙 여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드니의 많은 청년모임이 문을 닫았다. 긴 역사를 지녔던 모임들 모두 중단되었고, 다시 시작하려면 완전히 처음부터 손봐야 했다. 막막함 속에 젊은이들은 다시 신앙과 모임, 친교를 갈망했다. 에반스 팀장은 “젊은이들은 다시 ‘우리 여기 청년 모임 필요해요’라고 말했고, 그들의 요청에 교회는 더욱 동반하게 됐다”고 했다.

 
시드니 가톨릭 유스(Sydney Catholic Youth, SCY) 팀이 청소년 대상 신앙 교육을 진행한 뒤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CY 제공


SCY팀이 만든 구조는 세 단계다. 첫 번째는 학교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아가는 복음화 프로그램 ‘퍼포즈 하이(Purpose High)’다. 현재 시드니 내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진행되며, 전적으로 자율 참여 방식이다. 에반스 팀장은 “거기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해서 온 학생들이에요. ‘뭔가 더’를 찾고 싶어 그 자리에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만난 청년들은 월례 양성 모임으로 이어진다. 매달 최대 450명이 모이는 이 자리는 미사나 성체조배로 시작해 강의를 듣고, 반드시 친교 시간으로 마무리된다. “이 시간이 없으면 청년들은 모임을 ‘일’처럼 느끼고 오지 않습니다.”

한 해 중 가장 큰 행사는 수천 명이 모이는 ‘퍼포즈 컨퍼런스(Purpose Conference)’다. 에반스 팀장은 “가톨릭교회는 커다란 공동체입니다. 작은 모임에 머물던 청년들에게 그 크기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 그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의 만남을 여정으로 이어가는 것, 그것이 에반스 팀장이 말하는 교회 젊은이 사목의 비결이다.

 
2025년 12월 4일 호주 시드니 리드컴에 있는 섬너하우스 경당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신학교가 아닌, ‘성소 식별 공동체’

청소년·청년들이 신앙 안에 자라고 리더가 되면, 그 다음 질문이 찾아온다. ‘나는 무엇을 위해 부름 받았는가.’ WYD가 남긴 열매 중 가장 풍성한 것은 ‘성소’다. WYD를 경험한 청년들은 사제·수도성소, 혼인성소에 대해 진지하게 묻기 시작했고, 그 물음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 식별만으로는 부족하다. 호주 교회는 그 성소에 대한 식별과 의문을 함께 붙들고 걸어갈 수 있는 공간과 동반이 꼭 필요함을 절감했다. 시드니대교구가 2019년 설립한 ‘섬너하우스(Sumner House)’는 바로 그 필요에서 출발했다.

2025년 12월 5일 시드니 리드컴에 위치한 섬너하우스에서 만난 조셉 비조이 신부는 이곳의 모토를 시편 23편에서 따온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18~30세 가톨릭 청년 남성 9명이 1년 동안 함께 살며 기도와 공동체 생활, 신앙 교육을 이어가는 곳이다. 사제성소든 혼인성소든 하느님이 자신에게 원하시는 길을 식별하는 특별한 장소다.

 
호주 시드니 리드컴에 있는 섬너하우스에서 담당 사제 조셉 비조이 신부가 cpbc와의 인터뷰에서 섬너하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요한 건 자유예요. 누구도 강요받지 않습니다. 단지 1년 동안 평화롭게 자신의 성소를 식별할 수 있도록 보호받는 시간입니다.”

비조이 신부 자신도 그 여정을 걸었다. 2008년 WYD가 열렸을 때 그는 “신앙이 지적이고 아름답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당시 18살, 대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그러나 사제성소를 느낀 건 3년 뒤였고, 그는 도망쳤다. 공학도로서 열심히 공부했고, 엔지니어로 시드니의 도로와 철도를 설계하던 청년이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계속 그를 부르셨다. “제가 성소를 느꼈을 당시엔 섬너하우스와 같은 곳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성소를 느끼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 섬너하우스가 됐죠.”

 
호주 시드니 리드컴에 있는 섬너하우스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현재 그는 섬너하우스에서 청년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여정을 함께 걷고 있다. “WYD 이전에는 교회가 노인들을 위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WYD가 보여준 것은 ‘신앙이야말로 청년들에게 더욱 절실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음 세대의 성소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섬너하우스는 시드니 WYD의 열매입니다.”

 
2008년 7월 14일 호주 대륙을 순례한 세계청년대회 십자가가 본대회 개막을 앞두고 시드니에 도착했다. OSV


불씨는 꺼지지 않는다

2008 시드니 WYD가 열리기 전 호주는 급속한 세속화의 파도 속에 많은 청년이 신앙 가정에서 자랐지만 이를 삶에서 드러내기를 주저했다. 미사에는 참여해도 신앙을 삶으로 사는 이는 드물었고, 교회는 점점 노인들의 공간이 돼가고 있었다.

당시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교회 안팎에서는 물음이 쏟아졌다. 이 대회가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쏟을 가치가 있느냐고. 세속화가 이토록 깊어진 사회에서 청년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느냐고. 우려와 비판, 회의론이 호주 교회 안에서도 일었다.

하지만 지금, 호주 교회 곳곳에서는 매달 수백 명의 청년이 자발적으로 모여 신앙을 나누고, 젊은 리더들이 교구와 본당을 이끌며, 성소의 씨앗들이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멜버른의 ACYF 현장에서 6000여 명이 불빛을 켜고 하나가 됐던 그 밤처럼 호주 교회는 살아 있고, 뜨겁게 자라고 있다. 2027년 여름, 이제 한국 교회 차례다.

김정아 기자 jungakim@cpbc.co.kr


※ 지난 1월부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여정에서 역대 WYD 개최지를 찾아 그 열매를 조명하는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과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 공동기획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를 가다’의 약 4개월간 13회에 걸친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지난 연재 기사와 TV 다큐는 cpbc 플러스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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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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