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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 선출 1주년…분열의 시대에 평화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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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은 레오 14세 교황 선출 1주년이다. 교황은 지난 1년 동안 전쟁과 분열의 시대에 평화를 호소하고, 성 아우구스티노 영성에 뿌리를 둔 일치와 친교의 교회를 강조해 왔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 존엄, 그리스도인 일치와 사제직 쇄신에 관한 문헌도 잇따라 발표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이어 가는 동시에 자신의 사목 방향을 구체화했다.



“일치된 교회”, 첫해를 관통한 사목 기조


레오 14세 교황의 첫해는 교회를 ‘일치와 친교의 표징’으로 세우려는 노력으로 시작됐다. 즉위 미사에서 교황은 “우리의 첫 번째 큰 바람이 일치된 교회가 되는 것이기를 원한다”며 “이는 곧 일치와 친교의 표징이 되는 교회, 화해하는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교회”라고 밝혔다.


디지털 공간에 대한 관심도 이 흐름 안에 있다. 교황은 2025년 7월 29일 디지털 선교사들에게 “분열과 양극화의 논리,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논리를 허물 수 있는 친교의 주역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신앙의 본질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책임 또한 강조해 왔다. 전임 교황의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신앙이 사회적 실천의 근거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교황은 2025년 10월 9일 즉위 후 첫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를 발표했다. 권고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발표한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의 흐름을 이어받아, 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바라보라는 교회의 사명을 다시 환기했다.


권고에서 교황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강조하며,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나약함과 육신을 취하심으로써 가난을 택하셨기에 우리는 신학적으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하느님의 우선적 선택을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의 시대에 던진 평화의 호소


교황의 평화 메시지 또한 첫해 선명하게 드러난 주제 중 하나다. 교황은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무기를 내려놓으며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를 향하여’ 주제 제59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평화는 폭력에 저항하고 폭력을 이긴다”며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 곧 열린 마음과 복음적 겸손에서 비롯되는 평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평화를 위한 호소는 최근 중동 정세를 둘러싼 발언에서도 이어졌다. 교황은 4월 23일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이란 사태와 관련해 “목자로서 저는 전쟁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의 이란 사태 관련 입장을 비판했지만, 교황은 직접적인 논쟁에 나서지 않고 “앞으로도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존엄을 지키는 교회


교황은 AI와 디지털 기술의 확산을 교회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보았다. 다만 기술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거나 지배하지 않도록 신앙과 윤리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12월 5일 교황청에서 열린 ‘가톨릭 연구대학 전략동맹’ 주최 학술회의에서 교황은 “인간은 창조 세계 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기술이 만들어 낸 콘텐츠의 수동적 소비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6년 2월 19일 로마교구 성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인공지능으로 강론을 준비하려는 유혹을 물리치라”고 당부했다. 이는 성직자의 사목적 식별과 말씀 묵상이 기술적 편의로 대체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교황은 AI 시대에도 사목의 핵심은 인간적 만남, 기도, 식별, 공동체적 책임에 있음을 일깨웠다.



문헌으로 제시한 교육·일치·사제직의 과제


교황은 첫해 발표한 교서들을 통해 교회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방향을 구체화했다. 2025년 10월 28일 발표한 교황 교서 「희망의 새로운 지도 그리기(Disegnare Nuove Mappe Di Speranza)」에서 교황은 가톨릭 교육의 과제를 ▲젊은이들의 내적인 삶 ▲인간적인 디지털 문화 ▲타인에게 비폭력적이며 평화를 세우는 언어 등으로 제시했다.


니케아공의회 개최와 니케아신경 제정 1700주년을 맞아 2025년 11월 23일 발표한 교서 「신앙의 일치 안에서(In Unitate Fidei)」는 그리스도인 일치를 지향하는 교회의 의지를 드러냈다.


2025년 12월 22일 공개된 교황 교서 「미래를 탄생시키는 충실성(Una fedelt? che genera futuro)」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사제 양성에 관한 교령」과 「사제의 생활과 교역에 관한 교령」 반포 6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교황은 교서에서 사제와 평신도의 공동 책임성을 요청하면서, “사제들에게 업무적으로 큰 압박이 가해지고 많은 요구가 쏟아지는 때 평신도의 은사를 알아보고 그들과 협력하면서 지지와 자유, 위안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 사목방문, 일치와 평화의 현장으로


교황은 교회 일치의 상징적 장소와 분쟁·가난의 현장을 찾아, 문헌과 담화로 강조해 온 일치와 평화를 구체적 행동으로 드러냈다.


첫 해외 사목방문은 2025년 11월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튀르키예와 레바논에서 이뤄졌다. 니케아공의회 개최 1700주년을 기념해 튀르키예를 찾은 교황은 동방정교회 수장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등을 만나고, 이즈니크에서 열린 그리스도교 일치 기도회에도 참석했다. 이어 레바논에서는 그리스도인 일치와 종교 간 만남 행사에 참석했고, 2020년 베이루트 항만 폭발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올해 4월 13일부터 23일까지 아프리카 알제리, 카메룬, 앙골라, 적도기니 등 4개국을 사목방문했다. 교황은 분쟁과 갈등,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 지역에서 평화와 일치를 호소했고, 병원과 복지시설, 교도소를 찾아 위로를 전했다.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로마 총원에서 봉사하는 케빈 드프린치오 신부는 교황의 향후 행보에 대해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일치와 친교 증진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교황님은 앞으로도 만남과 대화를 촉구하고, 차이를 극복하며 양극화를 뚫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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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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