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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주일 기획]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보호받지 못하는 생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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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입법 공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가장 보호받아야 할 태아의 생명과 위기 상황에 놓인 여성들은 모두 법의 보호 밖에 놓여 있다. 교회는 이제 낙태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을 넘어, 태아와 임산부를 함께 살릴 수 있는 법과 제도, 문화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는 수정 순간부터 인간 생명이 시작된다고 가르치며, 낙태를 생명을 해치는 행위로 분명히 반대한다. 그러나 교회의 목소리는 단순히 “낙태는 안 된다”는 선언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 주교단도 올해 3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생명 존중의 원칙을 담은 입법을 촉구하는 한편, 낙태를 둘러싼 다양한 제도적 쟁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가장 크게 떠오른 쟁점은 낙태약이다. 정부가 ‘낙태약 도입’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데 이어, 4월 15일 규제합리화회의에서는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낙태약 허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낙태약 허용 문제가 정부 정책 차원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하지만 낙태약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길 뿐 아니라 부작용에 따른 사망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교회는 낙태 약물의 무분별한 유통을 막고,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생명을 해치는 행위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의료인의 양심을 보호하는 제도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낙태를 단순한 ‘의료 서비스’로 보게 되면, 의료인은 환자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논리가 뒤따를 수 있다. 교회는 낙태가 질병을 치료하는 행위가 아니라 생명을 죽이는 행위라는 점에서,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양심에 따라 낙태 시술을 거부할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 현재 논의되는 법안들에는 이러한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권 보장이 충분히 담기지 않은 실정이다.


실효성 있는 숙려 기간과 상담 제도도 필요하다. 낙태 전 형식적으로 거치는 절차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 놓인 여성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생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한다. 낙태만을 유일한 ‘선택’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과 양육, 입양, 경제적·심리적 지원 등 다양한 선택지를 알리고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남성의 공동 책임을 강화하고 ‘낳아 기를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는 구조도 필요하다. 양육비 이행 지원을 강화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획기적 지원, 돌봄 시설 확충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는 우리 사회 안에 ‘생명의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낙태를 말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과연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혼모와 위기 임산부를 비난하거나 고립시키는 문화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떠받치고 동행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우리는 어려움에 처한 임산부들을 비난하기보다 그들이 용기 있게 생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따뜻한 손을 내미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면서 “신자들이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는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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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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