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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훼손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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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용인 공원묘원 ‘라헬의 땅’ 찾아 낙태아 위해 기도

“태아는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 생명 파수꾼 되길”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속 입법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제16회 생명 주일’을 앞둔 4월 27일 신자들과 함께 입법 공백 속에 희생된 무고한 태아 생명을 추모했다.

교구 생명위원회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원 내 ‘낙태아의 묘’로 불리는 ‘라헬의 땅’에서 10년째 기도와 피정으로 순례하고 있다. 이날 함께한 서울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2016년 10월 자비의 희년을 계기로 시작된 이 순례가 “낙태 등 생명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무관심을 되돌아보고 뉘우치며 속죄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오 신부는 개인의 선택으로 축소할 수 없는 낙태의 본질적 의미를 언급하면서 “낙태는 사회 전반의 생명 존중 의식 부족과 무관심을 드러낸다”며 “순례는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하고,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신앙의 실천”이라고 전했다.

태아에 대한 인식 역시 분명히 했다. 오 신부는 “생명은 인간의 편의나 법률적 수사로 그 가치가 훼손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라며 “태아는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가진 생명권의 주체는 ‘여성의 몸 일부’나 ‘선택의 대상’으로 환원될 수 없다”며 “인간 생명은 어떠한 경우에도 침해될 수 없는 존엄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생명 인식은 사실 우리 문화 속에도 깊이 자리해왔다. 태중의 아이를 한 생명으로 여기며 이름을 붙이고, 태교를 통해 관계를 맺어온 전통은 인간 생명을 처음부터 인격적으로 받아들여 온 관습이다. 그러나 현대 들어 태아를 둘러싼 인식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 태아를 위한 보호의 당위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 신부는 “법적 보호의 공백은 결국 가장 힘없는 생명에 그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공동체 전체의 존엄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 신부는 “낙태를 둘러싼 책임이 여성 개인에게만 지워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낙태는 결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빠와 가족,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라며 “낙태를 고민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임신부를 비난하기보다 모두가 생명을 선택하도록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신부는 “교회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돌봐야 하고, 낙태아를 위한 기도는 그 연대의 정점”이라며 “모든 신자가 세상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하느님 시선으로 생명을 바라보는 ‘생명의 파수꾼’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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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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