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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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아름다운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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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 어머님은 2005~2006년에 화성 기천리 베네딕도 교육원에서 일할 때 만났던 분이다. 당시 한 달에 한번 장애학생 모임을 가졌고, 교육원에서 점심을 먹고 어머님들, 봉사자 부부, 장애학생 7~8명과 함께 교육원 옆 건달산이나 서봉산에 오르곤 했었다.

당시 건우는 6살 발달장애 어린이였는데, 넓은 강당을 뛰어다니고 때론 바깥으로 나가서 찾으러 다닐 때도 있었다. 그렇게 날다람쥐 같았던 건우를 지난 1월 어머님들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다시 보았다. 그런데 건우가 아빠랑 라면을 먹으면서 조용히 앉아있어서 감사하게도 어머님들과 근황을 잘 나눌 수 있었고, 건우 누나가 결혼하니 꼭 와달라는 초대도 받았다.

그래서 4월 11일 로사 수녀님과 결혼식장인 서울대학교 이라운지 서울대점에 갔다. 미술관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정비 중이라 아쉽게 그냥 돌아왔다. 입구 쪽 계곡 주변으로 산책로가 보였는데, 엊그제 내린 비로 나무들이 싱싱하게 새싹을 틔우고, 꽃들이 얼마나 활짝 피었는지 소희의 결혼을 축하하고 생전 처음 서울대학교를 거니는 우리를 반기는 듯했다.

주례 없는 결혼식으로 신부 친구들이 사회를 보고, 신랑과 친구들이 노래도 해주는 음악회 같은 분위기였다. 소희랑 십 년 이상 정을 나눈 친구가 축사 때 “소희와 이야기도 많이 했었고 어려울 때 도와줘서 고마웠다”는 얘기를 해서 ‘건우 엄마가 소희를 잘 키웠구나’라고 느꼈다. 건우 엄마도 가족대표로 신랑·신부에게 감명 깊은 말씀을 했다.

“소희와 사위는 앞으로 서로 사랑하고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며, 검소하게 살면서 귀한 탈렌트를 주변에 베풀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면서 살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평소 기도를 많이 하시는 건우 어머님의 진심 어린 말씀이었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셨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저녁 식사도 맛있게 먹고 봄밤에 몇 정거장을 걸어 내려왔다. 그런데 세상에! 우리에게 밤 벚꽃놀이를 하라고, 하얗고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이 아름답게 만개하였고, 개나리도 노랗게 관악산 자락을 물들이고 있었다. 모두를 위한 예수님의 부활 선물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밤을 선물해주신 예수님, 찬미 받으시고 세상 모든 부부와 소희 부부가 성가정 이루며 행복하게 살도록 축복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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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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