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복(아기 예수의 데레사,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사진) 교수가 새 책 「성인전, 미술관에서 삶의 길을 찾다」를 펴냈다. 명화 속에 담긴 성인들의 모습을 통해 화가들이 성인의 삶과 영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했는지를 쉽게 풀어냈다. 책은 △순교와 증거 △기도와 묵상 △신비와 은총 △회개와 봉헌이라는 주제로 나눠 성인 56명을 소개하고 있다.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윤 교수는 이미지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아는 지식과 사실을 이미지로 접하면 훨씬 더 생생하고 오래 기억하게 된다”며 “그림 속 성인의 삶이 독자들에게 ‘내 이야기’ ‘내 이웃의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이웃집 성인’이라는 표현을 쓰셨잖아요. 그 말이 굉장히 와 닿았어요. 성인은 결코 우리와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니거든요. 성 모니카와 성 아우구스티노는 어머니와 아들 사이고, 성 마르타와 성 마리아는 자매죠. 성 세바스티아노·성 에우스타키오·성 플로리아노는 군인들이고요. 우리도 누군가의 아들 딸이자 부모이고, 형제자매잖아요. 우리 일상과 닮은 성인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책에는 잘 알려진 명화뿐 아니라 낯선 화가의 작품도 다수 수록됐다. 윤 교수는 “국내에 소개하고 싶은 새로운 그림들이 정말 많았다”면서 “더 소개하고 싶은 성인와 자료들이 있었지만, 책이 너무 두꺼워질까 봐 참아야 했다”고 했다.
지난해 연구년을 맞은 그는 유학 시절을 보낸 이탈리아 로마에서 몇 달씩 머물렀다. 푹 쉬려고 간 로마였지만, 그의 발길은 어느새 미술관과 박물관·도서관을 향해 있었다.
“새로운 그림, 새 미술책을 만나게 되면 ‘이걸 왜 몰랐을까’ ‘이건 또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설레면서도 마음이 바빠져서 쉴 수가 없더라고요.(웃음) 흔히 ‘그림을 읽는다’고 하잖아요. 그림에 담긴 화가의 생각과 성인의 삶을 ‘읽어가면서’ 그림을 바라보다 보면 늘 감탄하게 돼요. 잘 알려진 그림도 물론 좋지만, 앞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을 더 많이 소개하려 합니다.”
윤 교수는 책 서문에 “성화를 바라본다는 것은 색채와 행태를 감상하는 미적 행위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마음을 여는 영적 행위가 될 수도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림을 읽는 눈이 빛의 기도로 전환되고 하느님의 충만한 은총으로 이어져 명화 속 성인들과 함께 거룩한 행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화(聖畵)를 통해 우리의 삶이 거룩히 변화(聖化)되기를 바랐다.
이탈리아 로마국립대학 ‘라 사피엔자’에서 그리스도교 미술사와 도상학을 공부한 윤 교수는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에서 재직하며 국내 그리스도교 미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여러 매체에 성화 해설과 묵상 글을 연재하며 「명화로 만나는 하느님」「그림에 숨겨진 하느님」「성화, 보고 묵상하기」 등을 펴냈고, 연구자들과 「중세필사본」을 집필해 중세 신학·철학·회화의 결정체인 필사본을 국내에 알렸다. 이밖에도 대학원 과정에 교회문화재전공을 신설, 교회 문화유산 관리·보존 및 전시·기획을 아우르는 전문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