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가 5월 26일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에 임명됐다. 증조부 때부터 신앙을 이어 온 가정에서 자란 김 대주교에게 ‘애주애인(愛主愛人)’, 곧 ‘주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은 삶의 나침반이었다. 이 가르침은 사제의 길 위에서 사람들 곁에 머물며 함께 걷는 동행과 겸손의 사목으로 이어졌다. 교구를 넘어 한국교회 안에서 시복시성, 청소년·청년 사목,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준비에 헌신해 온 김 대주교의 삶과 신앙을 소개한다.
‘애주애인(愛主愛人)’
1965년 1월 2일 충청북도 청주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김 대주교는 매일 저녁 가족이 함께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독실한 신앙인 가정에서 성장했다. 청주교구 오창본당 가곡공소 회장이었던 큰아버지의 영향으로 김 대주교는 주일뿐 아니라 평일에도 공소를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신앙을 익혔다.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부친 고(故) 김철배(야고보·1991년 선종) 씨가 강조했던 ‘주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뜻의 ‘애주애인(愛主愛人)’은 훗날 김 대주교의 삶을 이끄는 나침반이 됐다.
기타를 잘 치고 운동도 잘해 주변에 늘 사람이 많았던 청년 김종강. 내덕동 주교좌본당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던 그를 사제의 길로 이끈 이는 당시 본당 주임신부였던 장봉훈 주교(가브리엘·청주교구 제3대 교구장)였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이 많았던 청년은 장 주교를 통해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과 나누는 길을 배웠고, 마침내 사제 성소에 응답했다.
동행과 겸손으로 전한 사랑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2)
1996년 6월 28일 사제품을 받은 김 대주교는 수품 성구를 삶으로 살아내고자 노력해 왔다. 그가 전한 사랑의 방식은 ‘동행’이었다. 본당 주임 시절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청년들과 운동하며 어울렸다.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시절에도 신학생들과 함께 기도하고 생활하며 ‘동행’의 사목을 실천했다. 로마 성바오로 국제선교신학원에서는 특유의 친화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두 차례 부원장에 선출됐다.
김 대주교와 함께했던 이들은 그를 “형 같고, 아버지같이 편안한 분”으로 기억한다. 그의 친화력은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고 듣고 함께하려는 ‘겸손’에서 비롯됐다.
김 대주교의 청주교구장 임명 당시, 권환준 신부(시몬·청주교구 양업고등학교 교목)는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 들어주신 아버지 같은 분이자, 함께 운동하며 친구처럼 곁에 있어 주신 분”으로 그를 기억했다. 신학교 동기인 정용진 신부(요셉·주교회의 관리국장)도 “자신이 가진 것을 자랑하거나 내세운 적이 없고,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동행하려 노력하는 분”이라고 전했다.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기도하며” 교구민과 함께
사제 생활의 기쁨을 “기도하고 사람들과 소소한 행복을 나누며 평범한 일상을 살았던 것”에서 찾아 온 김 대주교는 2022년 3월 19일 제4대 청주교구장에 임명됐고, 같은 해 5월 2일 주교품을 받고 교구장에 착좌했다. 이후 4년간 주교 서품 성구이자 사목표어인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루카 22,32)는 말씀을 바탕으로, 희망의 증인으로 하느님 사랑과 은총을 교구민에게 전해 왔다.
김 대주교는 사목교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공동체 쇄신, 가경자 최양업 신부를 비롯한 신앙 선조들의 영성을 강조했다. 이주민 환대와 생태적 회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향한 교회의 역할도 사목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교구 사목 안에서는 생명 중심 문화 조성을 위한 ‘생명의 날’을 제정하고, ‘충북도민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축제’와 교구 연극단 ‘이마고 데이’ 등을 기획하며 지역의 정체성에 기반을 둔 문화사목도 적극 펼쳐 왔다.
시복시성과 청년 사목, 한국교회 미래를 향해
김 대주교는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최양업 신부,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 133위 등의 시복 추진을 이끌며 한국교회의 순교 신앙과 증거자들의 삶을 잇는 데에 힘써 왔다. 특히 올해 3월 교황청을 찾아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 첫 단계 통과를 확인한 김 대주교는 신자들의 기도에 감사를 표하며, 복자 선포 때까지 계속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소년·청년 사목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청주교구 청소년사목국장을 맡아 지역 청소년과 청년들의 신앙 여정에 동행했다. 2023년부터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대주교는 매년 청소년 주일 담화를 통해 청소년과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언하는 주역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있다.
2027 서울 WYD를 향한 준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대주교는 주교회의의 2027 WYD 교구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전국 각 교구의 교구대회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이끌고 있다. 2024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인수 행사에 한국 대표단으로 함께한 데 이어, 상징물 국내 순례와 교구대회 준비 과정을 조율하며 한국교회가 전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걸어갈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