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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강 대주교 “제게 주어진 십자가 질 용기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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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저 제게 주어진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용기를 청합니다. 제가 이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사람이기를 소망합니다.”


대구대교구 부교구장에 임명된 김종강(시몬) 대주교는 5월 26일 임명 발표식 후 열린 인터뷰에서, 임명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왜 나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준비가 더 잘 된 분들도 많을 텐데, 왜 제게 이런 부르심이 왔는지 알기 힘들었습니다. 대구대교구라는 큰 교구에서 사목하기에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비록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도, 이곳에서 섬김의 삶을 살아간다면 하느님의 뜻이 제 눈에 보이고, 또 알아들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실 김 대주교에게 대구는 낯선 곳이 아니다. 사제의 꿈을 키우던 시절, 그는 7년 가까이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지냈다. 충청도 출신인 그에게 처음 만난 경상도 사람들의 화끈하고 적극적인 모습은 때로 낯설고 당황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안에서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았고, 깊은 형제애를 나눴다. 그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라는 낯선 곳에서 성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과 즐겁게 지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본 추억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데, 또 제가 성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못자리로 돌아온다’는 생각, 다시 배우러 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대주교는 임명 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놓았다. 청주교구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교구 신자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족한 저를 목자로 믿고 기도해 주셨던 청주교구의 신자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부족한 저를 정말로 사랑해 주셨고, 어디서나 환대해 주신 신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사제를 임명하는 제 입장에서 교황님의 뜻을 거절할 수 있는 그 어떤 명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임명 사실을 전한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도 “다양성 안에서 신앙과 삶의 모습을 좀 더 폭넓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김 대주교를 설득했다고 한다. 


“부족한 제가 ‘하느님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큰 도구라는 의미에서 하느님께서 대구대교구라는 길을 마련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주교는 대구대교구 신자들을 향한 기대도 드러냈다. 청주교구 신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대구대교구 신자들도 똑같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목자를 맞이하고 사랑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청주교구 감곡매괴성모순례지본당 초대 주임 임 가밀로 신부님의 말씀처럼 ‘저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좋아지고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발을 디딜 때부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준비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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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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