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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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식탁에 둘러앉을 때 가장 행복”

열여덟 남매의 어머니, 스페인 인플루언서 로사 피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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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는 스페인어로 분홍색을 뜻한다. 피크씨는 “분홍은 나의 색”이라며 “밝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주는 분홍색처럼 내 삶도 항상 밝은 에너지로 가득차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미사·성체조배로 하루 시작… 밝은 에너지 비결 ‘신앙’

자녀들에게 “세상을 바꾸기 위해 뭘 할 거니” 묻곤 해

“사람들이 원하는 건 완벽한 가족 사진 아닌 진짜 삶”








‘열여덟 남매의 엄마’이자 ‘인플루언서’인 로사 피크(Rosa Pich, 61, 스페인)씨가 5월 28~31일 한국을 방문했다. 5월 30일에는 서울 도림동교육센터에서 ‘역경 속에서도 행복 찾기’를 주제로 강의하며 자신의 삶을 나눴다. 강의에 앞서 5월 29일 명동에서 피크 씨를 만났다. 인터뷰에는 그의 두 딸 쿠키·페파씨와 서울에서 오푸스데이(Opus Dei) 회원으로 사는 아들 후암피(한국명 서지환)씨가 함께했다.

피크씨는 북적이는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자랐다. 그는 열여섯 남매 중 아홉째였고, 세상을 떠난 그의 남편 역시 열네 남매 중 일곱째였다.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부부는 결혼하면서 자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어린 시절 대가족 안에서 보낸 시간이 항상 행복했고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기에,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대로 자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그는 열여덟 남매의 어머니가 됐다.

?“가족이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진짜 행복이죠. 더 넓은 집이나 좋은 자동차요?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집, 또 다른 차가 눈에 들어옵니다. 내 작은 집에서 아이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있을 때가 제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의 집에서 ‘저녁 식사’는 온 가족이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규칙이다. 같이 기도하고 밥을 먹으며 일상을 나누는 하루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피크씨는 “물론 늘 평화로운 것은 아니었다”면서 “저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고, 아이들끼리는 투닥거리고, 이거 달라 저거 달라 난리도 아니었다”며 크게 웃었다.

?가족을 하나로 연결하고 중심을 잡아준 것은 신앙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항상 “사람은 몸뿐 아니라 영혼을 가진 존재”임을 강조했다. 먹고 운동하며 몸을 돌보는 것만큼 기도하고 묵상하며 영혼을 가꾸는 시간이 중요함을 늘 알려줬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사람을 이 세상에 보내신 이유를 끊임없이 심어줬다.

“아이들에게 늘 ‘너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 거니?’라고 물어보곤 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정치인이나 성직자들만의 몫이 아니니까요. 평범한 사람도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바른 학생,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좋은 친구로 충실히 살아가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시작입니다.”

 


?그는 열여덟 자녀를 낳았지만, 그중 세 아이를 병으로 떠나보냈다. 2017년에는 평생의 동반자였던 남편마저 암으로 사별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하느님께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느냐”고 울부짖으며 며칠을 눈물로 지새웠다. 그러다 여전히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막내는 일곱 살이었다. 그제야 그는 눈물을 멈추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엄마가 필요했습니다. 내가 계속 슬퍼하고 울면 아이들도 늘 울며 지낼 테니까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웃음을 되찾아야 했습니다.”

?고통의 한가운데서 그가 다시 웃을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피크씨에게 행복이란 고통을 피하거나 외면하는 삶이 아니었다. 그는 “하느님께서 십자가를 허락하신다면, 그 십자가를 지고 갈 힘도 함께 주신다는 것을 믿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는 매일 아침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성체조배를 합니다. 기도 안에서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하는 그 시간이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자 제 행복의 원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13만 명의 팔로어를 지닌 그는 스페인에서 유명 인사다. 길을 가다 보면 사람들이 알아보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할 정도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이들과 소통해온 덕분이다. 피크씨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가족 사진이 아닌 ‘진짜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SNS 공간에는 열 명이 넘는 아이를 키우는 대가족의 일상이 아무런 포장 없이 그대로 담겨 있다.

?“‘로사도 저렇게 사는데, 아이 한둘 키우는 나도 힘을 내서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제 삶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에너지가 넘쳤다.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분홍색 옷차림도 남달랐다. 피크씨는 “이곳에 오기 전 아침 7시 명동성당 미사에 참여해 기도하며 힘을 얻었다”고 했다. 10년 전 그가 펴낸 책은 한국에도 번역됐다. 한국어판 제목은 「하나, 둘, 셋 다둥이 엄마는 행복합니다」이지만, 영어판 제목은 「로사, 당신의 비결은 무엇입니까」였다. 그 비결은 ‘신앙’이라며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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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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