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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황의 스페인 여정, 교회의 지향점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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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6~12일 스페인을 사목 방문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그란 카나리아, 테네리페로 이어지는 일정에서 정부와 정치 지도자는 물론 교도소 수감자와 이주민, 성직자 성학대 피해자들까지 만났다. 이번 방문은 스페인 사회 내부 갈등과 교회의 신뢰 회복 과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오늘날 교회가 가야 할 길이 어딘지를 분명히 보여준 여정이었다.

교황은 마드리드 도착 직후 정치 대립과 이념의 폐쇄성을 경계하며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는 것은 대립이 아니라 만남의 문화”라고 강조했다. 갈등을 선동하는 배타적 태도를 버리고, 대화와 공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호소였다. 이는 스페인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진영 논리와 세대 갈등, 지역과 계층의 대립으로 갈라진 한국 사회도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이러한 때에 교회는 갈라진 이들을 잇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만나는 자리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교황은 이주민 위기 현장과 교도소, 성학대 피해자들도 찾으며 사회 약자와 교회 내부 상처를 외면하지 않았다. 교회의 신뢰는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의 존엄을 지키고, 상처 입은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구체적 실천 속에서 회복된다. 교황은 사목 행보를 통해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 교회 사명의 중심에 있어야 함을 알렸다.

교황은 일정 중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축복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신앙이 문화와 역사 안에 남긴 깊은 영향력을 보여준다. 신앙은 찬란했던 과거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사람을 살리는 힘이 돼야 한다. 인간 존엄을 지키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며 세상을 대화와 화합으로 이끌어가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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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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