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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거의 무결성 훼손한 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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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서울 잠실을 비롯해 140여 곳의 투표소에서 투표하지 못했거나 투표가 지연됐던 초유의 사태로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만 꼽아도 투표지를 소쿠리에 담아 옮긴 소쿠리 투표, 폐쇄회로(CCTV)도 없는 투표함 보관소, 허술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메인 컴퓨터 비밀번호 설정 등이다. 한 번은 실수라 여길 수 있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된다면 해체 수준의 고강도의 선관위 개혁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자유민주주의·공화정 체제에서 국가가 행사하는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즉 국민은 통치자에게 권력을 빌려주고 통치자는 그 기간 위임자의 뜻에 따라 행사하는 게 원칙이다. 그 위임의 유일하고 합법적인 통로가 바로 선거다. 그래서 선거의 무결성이 훼손된다면 그 위에 세워진 국가권력은 정당성을 잃게 된다. 선거가 오염되면 그 선거로 선출된 이가 행사하는 권력은 법적으로는 유효할지 몰라도 도덕·정치적으로는 무효가 되는 게 당연지사다.

1970~1990년대 민주화의 중심에 섰던 고 김수환 추기경은 회고록에서 “사회가 윤리·도덕적으로 타락하고 부정부패로 썩어가는데도 교회가 수수방관한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선거의 무결성을 훼손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시급하다. 그렇게 해야만 국가가 행사하는 권력에 도덕적 근거가 생기고, 무너진 국민과 국가 사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과제다. 교회 또한 선거의 공정성과 국가 권력의 정당성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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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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