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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컨트롤 타워 없으면… 잼버리 악몽 재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정부 지원의 법리적 타당성 연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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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월드컵에 버금가는 초대형 행사
단순 종교 지원 넘어 국가 이미지 제고
정교분리, 적대적 분리 아닌 협력 관계
 

서울대교구 1004 프로젝트 순례단이 2025년 7월 31일 염수정 추기경의 명의본당인 로마 성 크리소고노 성당에서 교구 전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위한 행정과 치안 등을 담당할 컨트롤 타워로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또 문화국가를 지향하는 헌법적 의무에 근거해 정부의 서울 WYD 지원이 정당하다는 의견도 담고 있다.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법무법인 태평양에 의뢰해 지난 3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정부 지원의 법리적 타당성 연구’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서울 WYD에 대해 “행사는 현재 올림픽 및 월드컵과 비견되는 인파가 운집하는 정례적 ‘국제 메가 이벤트’”라며 서울 WYD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면서 “과거에 비해 최근의 WYD는 개최국 관점에서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도시 브랜드 홍보를 수반하는 국제적 행사 성격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공공 인프라와 행정 역량의 동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울 WYD 조직위 기획본부장 이영제 신부는 “종교가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나 국가가 종교를 통해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공유하고자 보고서를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숙박·교통·안전 관리 등 체계적 관리 절실

보고서는 2027 서울 WYD 개최의 상징성 및 국가적 의의로 △비가톨릭 국가에서의 개최 △평화 메시지와 외교적 가치 △아시아권에서의 개최 등을 짚었다. 이에 따르면 분단국 대한민국 개최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교적 의의를 지님과 동시에 본 행사에 대한 정부 지원이 단순한 종교 지원이 아닌 국가 이미지 제고나 국제도시 브랜딩 효과라는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7 서울 WYD 참가인원은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최대 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해외 참가자 비중이 80 이상으로 예상되며, 숙박·교통·안전 관리 등 전반적 분야에서 체계적 관리가 요구된다. 총 운영비로 약 2950억~421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참가자 숙박·식사·교통 등 직접 경비에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규모가 큰 만큼 숙박·교통·안전 등 운영 전반에 걸친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 본대회 기간 많은 인원이 서울의 한 장소에 모이는 만큼 대형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대규모 모임이 이어질 행사의 특성상 테러나 범죄 사회적 혼란 가능성에 대비한 경찰·소방 협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2027 서울 WYD 본대회는 8월 3~9일 개최된다. 한여름 야외행사로 열사병 등 위험에 대한 보건 대응 또한 요구된다. 응급 의료 지원체계와 식수 공급은 필수 공공서비스 영역이다. 또 음식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고도 발생할 수 있어 위생 관리에 정부나 지자체의 지도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서울 WYD의 국비 지원은 약 492억 원으로 절대적 비용이 큰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지난 2023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지원됐던 국가 및 지자체 재정 투입액 약 700억 원과 비교하면 과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오정민 변호사는 “행사의 참가 규모와 기간을 같이 종합해서 고려하면 서울 WYD는 행사 규모가 그동안 있었던 다른 종교행사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매우 크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참가자를 최소 70만 명으로 고려해보면, 1인당 지원금액은 약 7만 원 정도”라면서 “다른 행사의 지원 금액에 비해 굉장히 적다”고 지적했다.

 
최휘영(왼쪽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허민 국가유산청 청장이 부처님오신날(5월 24일)을 앞둔 16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2026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에서의 문화행사지원법

대한민국은 헌법상 문화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국가는 헌법 제9조에서 규정하는 문화국가의 원리를 실현하고자 다양한 국제문화 행사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헌법적 의무가 있다. 이에 국민들의 문화권 보장이라는 측면과 대규모 관광객 유치 등을 고려하면 문화기본법과 관광기본법이 국제문화 행사에 대한 재정 지원의 법적 근거가 된다. 또 문화·관광 분야 기본법은 정부가 국민의 문화권을 보장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문화국가 원리를 실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대규모 문화행사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통합 지원 근거를 담은 ‘국제문화행사 지원에 관한 법률안’(대표발의 임오경 의원)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그동안 올림픽 같은 체육대회나 국제회의에만 편중돼 있던 국가의 전문적 행정 및 재정 지원(행사장 시설 제공, 치안·소방·의료 서비스 연계,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을 문화 분야에도 공식 도입하려는 취지다.

오정민 변호사는 “그동안 국제 스포츠대회나 국제회의에 대해서는 근거 법들이 존재하면서 정부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면서도 “국제문화 행사에 대해서는 근거 법률이 없다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국제 문화행사를 지원하는 것은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할 국가 과제임이 사회적으로 합의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교회가 국가법을 대하는 태도

보고서에는 ‘정교분리’에 대한 가톨릭교회 입장이라는 부록도 수록됐다. 서울대교구 법원 재판관 송정호 신부가 작성한 연구논문이 바탕이 됐다. 송 신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더 이상 ‘대립적 분리’나 ‘제도적 우위’의 문제로 이해하지 않는다”며 “인간 존엄성과 종교 자유에 기초한 ‘자율성과 협력의 관계’로 재정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나타난 정교분리에 대한 이해는 교회와 국가의 적대적 분리나 상호 무관심이 아니다”라며 “이는 인간 존엄과 자유를 보호하고 공권력의 도덕적 한계를 설정하며, 신앙이 자유로운 증언과 사랑의 실천을 통해 사회 안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하는 질서”라고 분석했다.

가톨릭 교회교리서는 정교분리가 교회와 국가가 각자의 고유한 권한과 사명을 존중하면서도 질서있는 협력과 구분을 유지하는 법적·제도적 관계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즉 교회법전은 교회의 자율성과 국가 권위의 정당성을 동시에 인정하며, 양자의 관계를 충돌이 아닌 조화의 구조로 규정한다.

송 신부가 논문을 통해 거듭 밝힌 교회법은 하느님의 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 국가의 민법(재산 관리·노동 계약 등)을 폭넓게 따르며 이를 철저히 지킬 것을 명하고 있다. 더불어 성직자가 국가 권력의 공직을 맡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성직자와 정치 권력의 직접적 결합을 제도적으로 차단한다. 송 신부는 “국가의 종교행사 지원은 특권이 아니라 권리 보장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며 “공적 종교행사에 대한 지원이나 종교교육에 대한 제도적 배려는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시민의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라고 진단했다.

송 신부는 △시민권의 논리 △공동선의 논리 △법적 성실성의 논리 등을 바탕으로 가톨릭 행사에 대한 국가 지원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송 신부는 “가톨릭 신자들 역시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으로서 국가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며 “가톨릭 행사라 하더라도 특정 종교만의 행사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 공익활동의 하나로 간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톨릭교회는 어느 단체나 종교보다 국법 준수를 강조하며 국가의 법체계 안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한다”며 “특정 종교의 불편함을 이유로 타 종교 행사를 막는 것은 다원주의의 본질인 상호 존중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오히려 국가는 모든 종교가 공존할 수 있는 ‘공동의 공간’을 마련해 사회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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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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