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과 신자들이 5일 서울 명동 CGV에서 열린 영화 ‘힌드의 목소리’ 공동체 상영회에 앞서 ‘중동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다.
영화 ‘힌드의 목소리’ 공동체 상영회가 5일 서울 명동 CGV에서 열렸다. 이번 상영회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 한국지부가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현실을 함께 기억하고 평화를 지향하자는 취지로 공동기획했다.
4월 국내에 개봉된 영화 ‘힌드의 목소리’는 2024년 1월 29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중 가자지구에서 총격을 받은 차량 안에서 홀로 살아남아 전화로 구조를 요청하다가 목숨을 잃은 여섯 살 팔레스타인 소녀 ‘힌드 라잡’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소녀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적신월사(이슬람권 인도주의 구호단체)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실제 통화 녹음과 기록을 토대로 인간 존엄과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2025년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상영회에는 많은 관람객이 찾아 오랜 전쟁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평화가 찾아오길 함께 기도했다.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사제들은 물론 수도자·평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준비된 180여 석이 가득 찼다. 상영회에 함께한 허선미(예수수도회) 수녀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연대한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없길 바라며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김인순(다밀라, 68, 인천교구 소사본당)씨는 “비극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 마음은 무겁지만, 평화 회복을 위해서는 외면할 수 없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로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서울 민화위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상영회 인사말에서 “전쟁이 일상이 돼버린 시대에 많은 분이 고통받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난하고 약한 이들이 전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큰 사명감을 느끼며, 오늘의 자리가 평화를 더욱 기억하고, 더 구체적으로 평화를 기도하고 노력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ACN 한국지부장 박기석 신부는 “영화 자체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팔레스타인의 그리스도인들 역시 ‘소규모의 공동체’”라며 “전쟁과 봉쇄라는 외부적 압박과 하마스 등에 의한 내부적 억압이라는 이중 점령에 노출된 영화 속 가자지구 공동체의 취약한 모습에서 현지 그리스도인들이 처한 어려움 역시 실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신부는 이어 “현지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모두의 생존과 평화를 위해서는 현지 공동체가 느끼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즉 땅에서 쫓겨나고 종족이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해결하는 것부터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전할 수 있는 가장 우선적 도움은 기도임을 기억하며 영화를 통해 중동의 평화를 위해 더 기도해주시길 청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