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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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사도 바오로와 대통령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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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는 ‘일치의 사도’라고 불립니다. 당시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대부분 유다인이었습니다. 유다인은 스스로를 하느님에게 선택받은 특별한 민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유다인을 제외한 이방인은 밥도 같이 먹지 말아야 하는 불결한 존재였습니다. 아무리 예수가 서로 사랑하라고 해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전통과 마음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유다인은 입으로 사랑과 평화를 말하면서도 손과 발은 이방인을 업신여겼습니다. 하지만 바오로는 보란 듯이 이방인들에게 다가가 아무 조건 없이 동등한 형제자매로 받아들였습니다. 유다인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기다 바오로는 로마의 신분제와 여성 차별에 맞서 어떤 인간도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몸에는 서로 다르게 생긴 지체들이 있지만 이들이 모여 결국 하나의 몸을 이루듯, 세상도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고 바오로는 가르쳤습니다. 차별과 배제라는 경계선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던 바오로는 그리스도교 역사 안에서 최초의 ‘평화운동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성 베드로 대성당이 교황의 권위와 가톨릭교회의 중심을 상징한다면, 성 바오로 대성당은 바오로의 '평화와 일치의 영성'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성 바오로 대성당은 ‘평화와 일치’에 관련해 세계사적으로 중요 무대로 자주 등장 하곤 했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최 선포를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했습니다. 교회가 성당 안에만 머물지 않고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는 현대 교회의 전환을 마련한 것이 공의회입니다. 두꺼운 성당 문을 연 가톨릭교회는 개신교나 정교회 등 다른 그리스도교를 ‘이단’이 아닌 ‘갈라진 형제’로 인정했습니다. 현대 그리스도교 일치 운동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역사적 장소가 바로 성 바오로 대성당입니다. 

작년 레오 14세 교황이 성공회 명목상 수장인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기도를 드린 곳도 성 바오로 대성당입니다. 1534년 헨리 8세의 수장령 선포 이후 약 500년 만에 가톨릭 수장과 영국 국왕이 함께 기도했습니다. 이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성 바오로 대성당 내부에는 영국 왕실 문장과 교회 일치를 상징하는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소서”라는 라틴어 문장이 새겨진 특별한 의자가 영구적으로 설치되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을 비롯하여 전 세계는 분열과 갈등이 넘치고 있습니다. 경제적 양극화는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이들은 더 부유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혁신은 새로운 형태의 문제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일자리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남과 북 사이의 긴장은 여전합니다. 

이런 국제 정세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합니다. 세계 평화의 상징인 레오 14세 교황을 만납니다. 주일에는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연대를 위한 미사’에도 참여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하나”라는 바오로 사도의 영성이 있는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바치는 대통령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 사도 바오로와 대통령의 기도 >입니다.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가 자비롭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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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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