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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애화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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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애화학교 개교 때부터 있었던 느티나무 이야기다. 1995년 즈음 신관 신축공사 때 이 느티나무가 수령 300년은 족히 되어 인부들이 스스로 “이런 나무는 함부로 베는 것이 아니어요” 하며 돼지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중앙 현관에 느티나무 둥치가 두 개 가로로 놓여있는데, 어른 2~3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큼직하다. 학교 곳곳엔 옛날에 베어낸 느티나무 흔적들이 있다.

은행나무가 ‘후손목’을 만드는 것처럼 애화 느티나무도 자식 나무를 남기고 갔다. 2015년 별관을 신축하면서 자식 나무를 베어야 할 상황이어서 태릉 요셉 수도원에 이식했고, 지금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봄에는 산수유, 수양 매화, 목련, 벚꽃, 살구꽃이 차례를 다퉈가며 예쁜 꽃봉오리를 톡톡 터트리고, 4월쯤이면 매실이 맺혀 5월 말쯤 딸 시기가 된다. 작년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함께 매실청을 담갔는데, 칠판에 99, 98을 써가며 100일을 기다렸다가 달콤한 매실차를 마셨다고 한다.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라일락(수수꽃다리)의 달콤한 향기가 퍼지고, 철쭉이 분홍, 빨강, 하얀색 꽃을 피워 눈을 즐겁게 했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지만, 철쭉은 ‘철퇴로 맞아 쭉 뻗을’ 정도로 독성이 있다 한다. 감꽃은 눈에 잘 안 띄는 꽃을 피웠다가 비가 많이 오는 날 귀한 꽃을 우수수 떨어뜨린다. 이어 주황색 나리꽃이 피고 나면 6~7월 즈음 백일 동안 피는 백일홍, 우리나라 꽃 무궁화도 수줍게 꽃을 피운다.

애화 최고의 선물인 감나무는 여름방학이 지나면 자그마한 초록색 열매를 달고 자란다. 가을 동안 쑥쑥 자라 10월 말 애화잔치 한마당 때 주황색 먹음직스러운 열매를 달고, 바라보는 모든 사람에게 기쁨을 주겠지! 장마철 큰비에 태풍 때마다 다 자란 초록색 열매를 우수수 떨구지만, 10월 말에 선생님이 장대로 학생들이 따도록 도와주면 통통하게 익은 대봉감이 하나씩 손에 쥐어져 모두가 흐뭇한 미소를 짓곤 한다. 그 감은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으면 꿀맛이다. 우리 모두 주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 시냇가에 심긴 나무처럼 좋은 열매를 내어 모두에게 기쁨을 주며 잘살아가자.

“행복하여라! (중략)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시편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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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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