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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1년… 북한 적대감 완화엔 ‘긍정’, 노동·환경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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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았다. 현 정부가 내세워온 대표적 기본 원칙은 ‘실용’·‘포용’·‘공정과 신뢰’ 등이다.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 성과집을 보면, 지난 1년간 첨단 산업 육성과 수출 확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원전과 재생에너지 병행 발전, 5극 3특 중심의 지역 균형성장 등을 핵심 목표로 추진했다. 또 세계 6번째로 지난해 수출 7093억 달러 돌파, 코스피 9000 달성 등 구체적 경제지표를 성과로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의 실용 기조로 경제활력이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국무조정실이 관리하는 대통령 주요 지시사항은 200건에 육박한다. 윤석열 정부 취임 첫해의 8.4배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 기조의 무게추가 효율성에 쏠리면서 경제 분야 이외의 평화·환경·생명·인권·노동 등의 분야는 후순위로 밀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용주의가 자칫 사각지대 소외계층 방치, 수도권·지역 간 격차 심화, 생명 가치 외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대북·환경·생명·노동 등 4개 분야에 걸쳐 사제들에게 ‘정부 1년 성과집’ 내용을 바탕으로 질의했다. 사제들이 바라본 정부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들여다봤다.

 
육군 5사단 GOP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뉴시스=육군



“남북 계속 상호 존중해야”

현 정부는 이전 정부의 정치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위기 관리와 실용적 접근을 기치로 내세웠다.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과제에 따라 통일부의 부서 기능을 정상화하고, 남북 연락 채널 복원을 시도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최근 남북의 위기 관리를 위한 여러 시도와 노력, 적대감을 낮추려는 작업들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우며 기존 한민족 담론을 깨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 신부는 ‘평화적 두 국가’와 ‘한민족 담론’보다 “국가성 강조나 민족성을 내세우는 것은 소모적”이라면서 “더 높은 차원인 관계성을 이야기해야 하며, 본질적으로 남북 관계는 서로 존중하고 체제를 인정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간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제는 정부 차원만으론 온전한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제언도 했다. 정 신부는 “교회가 이야기하는 복음의 가치, 생명의 문화, 화해와 용서의 가치가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데 힘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교회와 시민사회계 목소리를 경청하고 협력을 구할 것을 당부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24일 세종 세종보, 충남 공주보, 충남 백제보를 찾아 4대강 재자연화 검토를 위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재생에너지 확충은 ‘긍정’… 산업계 중심 기후위기 대응엔 ‘글쎄’

환경 분야도 실용 중심이다. 정부는 임기 내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달성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현, 4대강 자연성 회복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양기석 신부는 “정책 실행 의지는 긍정적”이라고 봤다. 또 4대강의 보 개방 및 수질 개선 조치 등 정책 실행 의지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거 4대강 사업으로 수위가 상승할 때 수막농법 및 수상 레저 확대 등 수상 개발로 수질 오염을 키운 만큼 이를 바로잡는 실질적 노력 또한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세부 이행 방식에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계 중심의 전환은 한계에 부닥친다는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 믹스’ 정책으로 반도체·AI 등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에 대응해 원전 확대 기조를 내보이고 있다. 정부는 또 중앙 집중식 전력망을 고수하는데, 에너지 도농 격차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양 신부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해선 현재 쓰고 있는 것 이상의 송전탑을 더 지을 수 있다”며 “지산지소 원칙이 반영돼 전력 생산지역이나 호남 등에 반도체 산단이 들어서면 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양 신부는 “정부나 정치권은 환경문제 해결을 산업계의 책임보다 개인 실천에만 한정하는 태도를 띤다”며 산업계 전반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건물의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와 기업의 에너지 전환 초기 투자 비용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도 주문했다.



죽을 권리보다 존엄한 생명 보호 우선해야

정부는 생명과 인권 분야 주요 과제로 ‘지금 사는 곳에서 누리는 통합돌봄’을 내걸었다. 하지만 관련 분야 시민단체와 종교계에선 이 같은 돌봄 정책이 실효를 얻으려면 개인의 ‘죽을 권리’보다 삶의 마지막 준비를 돕는 생애 말기 돌봄과 전인적 생명 존중이 담긴 연명의료 결정 제도가 통합돌봄에 편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오석준 신부는 “연명의료를 쉽게 거부하는 법을 만들기보다, 어떤 환자라도 전인적 돌봄을 받으며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를 촘촘히 메워야 한다”며 “말기 환자가 품위 있게 삶을 마무리하도록 돕는 호스피스·완화의료의 확충이 훨씬 더 시급하고 본질적 보완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자살 중독 등 지역 사회 정신건강 관리체계 확립이란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10대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오 신부는 “청소년의 마음돌봄 역시 인격적 돌봄과 생명문화 운동이 결합한 형태가 돼야 한다”면서 △판단 대신 경청하는 돌봄 △일차의료를 넘어선 지역 사회 생명 안전망 확립 △생명 가치 교육 정규화 등을 제언했다.

더불어 이번 국정과제 이행 성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차별금지법) 입법 발의 모니터링 등 법제화가 명시됐다. 오 신부는  “참된 평등은 인간 본성과 창조질서를 존중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 친화 정부 환영… 다만 성과에 도취돼선 안돼”

정부는 ‘일하는 모든 사람이 안전한 나라’와 ‘노동존중 실현과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축으로 노동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비오 신부는 △‘노동절’ 공휴일 추진 △생애주기별 맞춤형 노동교육 확대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 감소 △안전한 일터를 위한 예산 편성 및 각종 대책안 마련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성과가 일회성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신부는 “성과가 하나의 성취로만 인식된다면 노동존중과 노동기본권 보장의 길은 여전히 멀리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낼 뿐”이라며 “플랫폼·비정규직·이주노동자 등 취약 계층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실질적 행동이 있어야 비로소 노동 존중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신부는 “산재 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축됐을지라도 그 수치는 숫자가 아닌 생명이기에 편안히 바라보기만은 어렵다”며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가 113명의 이름을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안전과 사고를 비용으로만 분석하지 않는 온기가 노동현장에서 선행돼야 한다”며 “그 아픔에 기꺼이 연대하고자 하는 실존적 태도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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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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