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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교황님을 만난 여름, 다시 기다리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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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저는 교황 방한 취재기자단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는 스물일곱. 사회부 기자로 정신없이 현장을 뛰어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도 당시 발급받았던 프레스 카드를 꺼내 보면 현장의 열기와 설렘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특히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 미사는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광화문 일대는 전국에서 모여든 신자들로 가득 찼고, 행사 시작 전부터 기대와 기쁨이 넘쳐흘렀습니다. 저 역시 취재기자였지만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그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본 교황님의 모습은 지금도 기억 속에 선명합니다. 화려한 수식어나 특별한 연출이 없었음에도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두 팔로 안으시던 그 장면은 슬픔과 아픔을 겪고 있던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 위로처럼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27년, 우리는 또 한 번 특별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입니다.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청년 가톨릭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도하고 신앙을 나누는 축제입니다. 하지만 이 행사의 의미는 종교 행사라는 틀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국적을 가진 청년들이 만나 친구가 되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2027년 8월, 서울 거리는 세계 곳곳에서 온 젊은이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지하철과 거리, 성당과 광장에서 다양한 언어가 들릴 것이고, 처음 만난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웃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벌써 설렙니다.
특히 본대회에 앞서 해외 순례자들이 전국 각 교구에 머무르며 지역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음식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속에 공존하는 다양한 종교와 공동체 모습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것입니다. 순례자들에게는 한국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고, 우리에게는 세계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결국 세계청년대회의 가장 큰 선물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낯선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언어가 달라도 웃음은 통하고, 국적이 달라도 기도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대회까지 1년 남짓 남았습니다. 행사 준비도 중요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환대’가 성공적인 대회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찾는 청년들이 이곳에서 따뜻한 미소와 친절을 경험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오래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순례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먼 길을 찾아온 손님이자 형제자매로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4년 여름 광화문에서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제 마음 한편에 남아 있듯, 2027년 서울의 여름도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추억이 신앙과 우정, 희망의 기억으로 오래 남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계청년대회를 생각하다 보면 저 역시 청년 순례자가 되어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이 제한은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아마 내년에도 저는 취재수첩과 노트북을 들고 현장을 누비며 이 축제를 기록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청년 순례자로 참가할 수는 없어도, 그들의 기쁨과 설렘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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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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