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계시 말씀이 담겨 있는 성경이 신앙생활에 있어 중요함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특히 구약성경은 더욱 그렇다. 이번 ‘오경에 담긴 하느님 말씀’ 연재는 성서학을 전공한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주임)가 매주 주보를 통해 교우들에게 보냈던 편지 형식의 글을 재구성한 것으로, 구약성경 중에서도 처음 다섯 권의 책인 ‘오경’에 담긴 하느님 말씀을 간결하고 쉽게 전한다.
“신부님, 세례받은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세상사는 일이 바빠서 신자로서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느 신자 분이 답답해하시면서 제게 하신 말씀입니다. 하느님을 깊이 사랑하고 싶고, 그분과 함께 기쁨이 충만한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 것은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 ‘신앙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참된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은 시간이 날 때, 여유가 있을 때 언젠가 하면 되는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삶의 자세와 방향을 결정하는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이 물음들에 답을 줄 수 있는 분은 오로지 하느님뿐이십니다.
놀랍고도 감사하게도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먼저 드러내 보여주셨습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계시(啓示)는 사도들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거룩한 전통인 ‘성전(聖傳)’과,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의 언어로 기록된 거룩한 경전인 ‘성경(聖經)’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인간 삶의 근본과 참된 행복, 나아가 죽음을 넘어선 영원한 생명에 대한 구원의 희망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왜 하느님을 믿고 공경해야 하는지, 하느님의 가르침에 따라 사랑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신앙의 성장을 위해, 행복한 신앙생활을 위해 성경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성경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을, 그분의 지극하신 사랑과 가르침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계시헌장도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의 자녀들에게 신앙의 힘, 마음의 양식, 영성 생활의 깨끗하고 마르지 않는 샘이 되는 힘과 능력을 간직하고 있다”(21항)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은 많은 분에게 생소하거나 어렵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귀중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약에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뤄진 하느님 구원의 의미를 충만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 편지를 받으시는 분들이 하느님을 만나 그분께 대한 사랑과 믿음을 더 깊게 하고, 인생의 근본을 알아 삶의 참된 가치관과 희망을 가지며,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감으로써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의 구원으로 나아가시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교우님과 함께 구약성경의 첫 번째 책인 창세기부터 하느님의 말씀을 만나는 은혜로운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해 주신 하느님께서 우리의 여정에도 함께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글 _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