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교회사 관련 기사를 쓸 때마다 가장 먼저 참고하는 자료가 있다. 1874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국천주교회사」(Histoire de l’Église de Corée)다. 파리외방전교회 달레 신부가 한국 교회 기원에서부터 1866년 병인박해까지의 역사를 수록한 최초의 한국 교회 통사다.
지난 5월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전 3권으로 된 「한국천주교회사」 개정판을 펴냈다. 불문학자 안응렬 교수와 초대 연구소장 최석우 몬시뇰 역주로 1979년 첫 번역본이 간행된 지 무려 47년 만이다.
개정판은 기존 한글과 병용된 한자를 한글 독음으로 바꿔 가독성을 높이고, 그동안 연구 성과를 반영해 주석을 대폭 보완했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개정판을 펼쳤다. 2권을 읽던 중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의 선종 대목에서 뜻밖의 감동이 밀려들었다. 기자가 본지 2024년 8월 11일 자(제1772호)에 쓴 기사 내용이 반영된 것은 물론, 주석에도 이를 인용하고 있었다.
기사는 1835년 10월 20일 중국 내몽골 마가자 교우촌에서 임종을 앞둔 브뤼기에르 주교에게 병자성사를 준 중국인 라자로회 회원 신부에 관한 내용으로,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달리 그가 ‘고(Ko)씨’가 아닌 ‘곽(郭, Kouo)씨’라는 사실을 밝혔다.
「한국천주교회사」 원문에는 이 중국인 사제의 성이 ‘고’라고 쓰였었다. 달레 신부가 참고한 파리외방전교회 자료에 그렇게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교회도 그동안 여러 자료에서 그를 ‘고 신부’로 기록해왔다. 그러나 기자가 동시대 라자로회 자료들을 조사한 결과, 그의 성은 ‘곽’이요 세례명은 ‘요한(Jean)’이었다.
한국 교회사라는 거대한 물결에 비해 이는 작은 발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이름을 바로 부르는 일은 절대 사소하지 않다. 그 고증을 잊지 않고 역작의 한 페이지에 반영해준 한국교회사연구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