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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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수잔 툴란 수녀님과 <생명의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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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학생이 가톨릭 성가 166번 '생명의 양식'을 작곡한 수잔 툴란 수녀와 함께 한국 성가집의 166번 페이지를 가족과 함께 펼쳐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저는 어릴 때 유아 세례를 받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복사를 했습니다. 아직 어렸던 제게 복사는 늘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이른 시간에 성당에 가야 했고, 제대 가까이에서 움직이는 모든 순간이 조심스러 왔습니다. 하지만 미사 중에 성가가 울려 퍼질 때면, 힘들었던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고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사랑했던 성가는 가톨릭 성가 166생명의 양식이었습니다. “생명의 양식인 나에게로 오너라라는 첫 구절이 들릴 때마다, 제 마음은 이상하게도 평온해졌습니다. 가사의 뜻을 깊이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성가를 들을 때면 예수님께서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제 곁에 계신 분처럼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낯선 학교와 언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던 어느 날, 학교와 연결된 수녀회 공동체에서 한 수녀님의 97세 생신 축하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바로 수잔 툴란 수녀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잔 툴란 수녀님은 Mercy 수녀회 소속 수녀님이시며, 오랜 시간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셨고 여러 성가를 작곡하신 분입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던 생명의 양식의 작곡가이기도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미사 때마다 듣던 성가의 작곡가를 미국에서 직접 뵐 수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만큼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이시우 학생이 젊은 시절 수잔 툴란 수녀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린 초상화.

저는 곧 수녀회에 연락드려 생신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수녀회에서는 저와 가족을 따뜻하게 초대해 주셨습니다. 저는 수녀님께 한국 신자들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두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한국 가톨릭 성가집이었고, 다른 하나는 젊은 시절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셨을 수녀님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린 초상화였습니다.

생신 축하식 당일, 수녀회의 배려로 참석자들 앞에서 짧게 말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는 한국의 많은 신자들이 생명의 양식을 사랑하고, 이 성가를 통해 미사 안에서 위로와 힘을 얻어 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수녀님께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저희 곁에 계셔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신 수녀님께서는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제가 준비한 초상화를 전해 드리자 환하게 웃으셨고, 한국 성가집의 166번 페이지를 가족과 함께 펼쳐 들고 사진도 찍어 주셨습니다. 수녀님께서는 한국의 신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하셨고, 먼 한국의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날 저는 한 곡의 성가가 얼마나 먼 길을 건너 사람과 사람을 이어 줄 수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어린 복사가 미사 중에 들었던 노래가, 시간이 흘러 미국의 한 수녀회에서 작곡가 수녀님과의 만남으로 이어졌습니다. 성가는 단지 악보 위의 음표가 아니라, 신앙 안에서 서로를 기억하게 하는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먼 한국의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제 저도 한국의 신자분들과 함께 수녀님을 기억하고 기도하고 싶습니다. 미사 중에 가톨릭 성가 166생명의 양식이 울려 퍼질 때마다, 이 성가를 통해 위로를 받은 우리도 수녀님께 작은 기도로 응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녀님의 노래가 우리를 주님께 가까이 이끌어 주었듯이, 우리의 기도 또한 수녀님께 따뜻한 위로와 평화로 전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이시우(Sienna)
Mercy High School Burlingame

수잔 툴란 수녀님께 감사의 마음이나 기도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 또는 편지로 보내 주시면, 제가 영어로 번역하여 수녀님께 정중히 전달드리겠습니다.

이메일: yaya9know@gmail.com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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