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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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뿌리내린 청년 시의원의 신념, “생명·평화 가득한 사회 만들겠다”

[삶의 자리에서] 녹색당 허승규(블라시오) 안동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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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허승규(블라시오) 안동시의원이 안동교구 정상동 성당 예수상 앞에서 촬영하고 있다.

“아래에서, 안동에서, 지역에서 녹색 의정활동으로 지역도 살리고 지구도 살리는 길을 몸소 실천하겠습니다.”

지난 1일 원외 정당 녹색당이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첫 선출직 의원을 배출했다. 2전 3기 도전 끝에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으로 선출된 허승규(블라시오, 37) 안동시의원이 4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허 의원은 서울 주요 대학 출신이지만 중앙 정치 대신 고향을 택해 안동으로 돌아왔다. 고향이 청년 시민활동가로 활동하며 풀뿌리 정치, 생활 밀착형 정치를 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지역이 나아지도록 지역의 거대 양당 구도를 깨보려는 야심 찬 목표도 있다. 허 의원은 선거에 나섰던 지난 8년 동안 세발자전거 페달도 꾸준히 밟았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안동의 골목 구석구석을 누볐고, 보수적 지형에서 어르신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자 지역 자치활동을 하며, 흙먼지 날리는 산불 피해 현장에서 땀 흘렸다. 결국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보수세가 강한 농촌에서 어르신들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달 당선인 신분으로 만난 허 의원의 모습은 알려진 사실과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동네에서 마주친 주민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고 안부를 물으며,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고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지난 6월 12일 안동시 마 선거구 중 한 곳인 정상동의 한 카페에서 그와 만나 15만 소도시 안동에 뿌리내린 청년 정치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녹색당 허승규(블라시오, 오른쪽) 안동시의원이 지역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


안동에 내려온 이유

상당수 청년들은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서울로 향한다. 허 의원도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는 등 중앙 정치를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도 나름의 보람을 느꼈지만, 사람의 정취가 피부로 느껴지진 않았다. 또 거주지와 생활 공간이 분리된 서울은 생태나 노동 같은 큰 의제로 모일 순 있어도, 동네라는 단위별 결속력을 다지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허 의원은 “서울은 풀뿌리 정치활동보다 의제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인다”며 “거주지는 동대문구이지만, 직장은 도심인 것처럼 서울의 동네는 그저 잠만 자는 공간에 머물기 쉽다”고 말했다. 결국 유권자의 삶에 밀착해 지역 현안을 다루는 생활 정치를 펼치기에 소도시 안동이 더 알맞은 장소였다는 것이다.

허 의원은 고향에서 주민들 현안을 앞장서 해결하려 했다. 그는 “강남동에서 주민들과 함께 주민자치회 마을복지, 반찬 봉사, 자율방범대 활동을 했다”며 “주민들은 비록 당이 소수정당이지만, ‘녹색당이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구나’라고 느끼게 됐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산불을 겪은 일에 대해서도 “주민들과 함께 봉사 활동하고, 언론 대응에 전면으로 나서면서 피해 주민 곁에 있고자 노력했다”면서 “일상 친화적인 모습이 당선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여줬다. 1만 개에 가까운 전화번호들이 있었다. 지역구 한 곳인 ‘강남동’을 검색하자, 이곳 연락처만 2400개에 달했다. 모두 아파트 단지 부녀회장, 단지 어르신, 초등학생 등이었다. 연령대를 초월해 발로 뛰며 만난 인연들이다.

 
녹색당 허승규(블라시오, 오른쪽) 안동시의원이 안동교구 정상동성당 예수상 앞에서 촬영하고 있다.


녹색의 성인 블라시오

허 의원의 정치 인생은 가톨릭 신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원불교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지금도 간부로 활동 중이다. 원불교 신자로서 모든 종교의 근본은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가톨릭과 접점을 갖게 된 건 지난 2022년 안동교구 정상동성당에 미사를 다니게 되면서부터다. 우연찮게 교리를 듣게 됐고, 24주 전 과정을 한 주도 빼놓지 않고 참여했다. 세례를 받게 될 때에는 고민도 있었다. 본래 다닌 종교를 떠난다는 생각에서였다. 허 의원은 그럼에도 신앙의 확장이라고 생각하고 같은 하느님의 길이라 여기며 주님의 자녀가 됐다.

세례명 블라시오에는 그가 추구하는 녹색의 가치가 들어있다. 블라시오 성인은 야생동물과 인후병 환자의 수호성인이다. 허 의원은 “성인 중에 녹색의 가치를 지닌 성인을 찾고 싶었다”며 “평소 교류하던 청년 가톨릭 활동가에게 조언을 구해 블라시오 성인을 택했다”고 했다. 앞서 허 의원이 녹색당에 가입한 계기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는 성장 지상주의에 한계가 왔다고 생각했다. 성장의 한계로 기후위기를 낳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개인과 자연, 지구적 평화 등 상호의존의 세계관으로 지금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믿음에 따라 녹색당을 선택했다.

허 의원은 현재 본당에서 생태부장을 맡고 있다. 본당에서 단체 및 신앙생활을 하며 여러 선배로부터 조언을 얻고, 교구 공동체 일원으로서 더 나은 정치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번 선거일 직전 미사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행위 자체가 이웃 공동체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강론해준 사제의 가르침도 다시 마음에 새겼다. 허 의원은 “생활에서 묵묵히 신앙을 실천하는 사제·수도자·신자들을 보면서 어려움을 그저 느끼고만 있기보다 잘 헤쳐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방 의원으로서, 교구와 본당 공동체 일원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개인과 자연, 지구가 연결돼 있다는 상호 의존의 세계관을 정치에 접목하고자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종교를 넘어 연대하고 실질적인 생태 정책을 펴는 것이 정치인 허 의원이 생각하는 길이다.



허승규의 1호 정책

녹색·청년 정치인 허승규의 1호 정책은 ‘청소년 무상 버스’ 실현이다. 공공교통 확대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녹색 정치 실현과 동시에 교통약자 청소년·청년의 복지 구현이 급선무라 여겼기 때문이다. 허 의원은 “인구가 줄어드는 안동에서 교통 약자인 청소년들의 이동 지원을 통해 공공교통에 관심 환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학령인구 감소로 과거보다 제도 운용에도 부담이 크진 않아 지금이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가오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관련 예산을 확보해 제도를 현실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지역 소멸 위기 속에 자가용이 없는 청년들을 안동으로 이끄는 연결고리까지 만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허 의원은 “안동 내 국립대학교는 외지에 있어 도심으로 이동이 불편하다”며 “지역 전체가 안동 소재 대학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선 공공교통 정책 투자로 대학생이 혜택을 누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캠퍼스처럼 작동했으면 한다”며 “대학과 지역 사회가 하나로 묶이고 동네 어르신과 주민 전체가 젊은 학생들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며 더불어 사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내비쳤다.

허 의원의 목표는 거창한 담론을 구현하는 데 있지 않았다. 그는 골목길에서 만난 이웃들의 일상을 지키고자 한다고 했다. 허 의원은 “선거 기간 한 유치원생이 배지와 함께 서툰 글씨로 ‘강남 병설 유치원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세요’라고 적은 편지를 건넸던 일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기초의원이 결코 만만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역구 내 1만 5000명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무게를 느낍니다. 지역구뿐만 아니라 안동시민 모두에게 제도 개선과 삶의 변화에 있어 효능감을 주는 정치를 몸소 증명하겠습니다. 아울러 곳곳에서 투철한 신앙심으로 생명과 평화를 실천해오고 계신 교우분들께 감사드리고, 그러한 모습이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저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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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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