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사건 정부대응을 규탄하는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긴급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스토킹·교제폭력 대응을 대폭 강화한다.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전자발찌 부착 가해자가 접근하면 피해자에게 실시간 위치를 알리는 시스템도 확대한다.
지난 3월 발생한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은 성폭력 전과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김훈(44)이 접근금지 상태에서도 과거 교제했던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관계부처 TF는 13일 법·제도 강화, 기관 협업·선제 대응, 피해자 지원, 관계기반 폭력 인식개선 등 4대 분야 총 20개 과제를 담은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법·제도 강화로는 스토킹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접근금지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를 도입하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위치추적 전자장치가 부착된 가해자가 접근하면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를 알려주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특정강력범죄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사 지원 역시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법률상 공백으로 남아 있는 교제폭력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법제화를 추진하는 한편, 현행 최장 9개월인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의 연장도 검토하기로 했다. 친밀관계 사망사건 사례분석 제도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관 협업을 통해서도 스토킹 범죄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과 법무부는 성폭력범죄 등 전자감독 대상자에게 별도의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KICS를 통해 피해자 정보와 사건 내용을 자동으로 공유한다. 이를 통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면 경찰과 보호관찰관이 동시에 출동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올해까지 스토킹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할 때 출동 경찰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법무부 전자감독시스템과 경찰청 112시스템도 연계하고 있다.
피해자 지원 체계도 한층 강화된다. 성평등부와 경찰청은 전국 261개 경찰서와 189개 가정폭력상담소 간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 피해자에 대한 경찰 집중 모니터링과 전문 심리 상담을 병행 운영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스토킹과 교제폭력에 대한 사전 예방과 피해자 보호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관계부처 TF는 “남양주 사건 등이 드러낸 제도 공백을 메우는 데 초점을 두었다”며 “앞으로도 피해자가 체감하는 안전을 실질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