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할
이번 편지에서는 세상의 다른 피조물에 대한 인간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경 말씀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창세기 1장에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에 대해 “보시니 좋았다”라는 표현이 다섯 차례 나옵니다.(창세 1,4.10.12.18.21) 그리고 마지막 부분인 31절에 다시금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의 피조물을 당신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으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십니다.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창세 1,26)
인간은 하느님의 대리자로서 세상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한을 받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세상 다스림은 어떠해야 할까요? 이 다스림은 창조주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세상을 관리하도록 책임을 맡기셨기에 하나의 사명이라 하겠습니다. 그러하기에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던 창조 질서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인간이 자신의 편리와 이익을 위하여 무분별하게 생태계를 파괴하고 훼손하는 행위는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권한을 남용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자연환경의 문제는 이러한 남용이 초래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창조하신 세상을 잘 보호하면서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도록 인류가 노력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
남자와 여자의 관계, 부부의 관계에 대한 성경 말씀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성경은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존재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창세 1,27) 여기서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제시되는 것은 두 존재가 동등한 관계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히브리어로 남자는 ‘이쉬’, 여자는 ‘잇샤’입니다. 두 단어는 같은 어근을 가지고 있습니다. 잇샤는 이쉬의 여성형입니다. 그리고 히브리어에서 뼈와 살이 함께 언급될 때 두 존재의 유사성을 나타냅니다.(창세 2,23 참조)
둘째, 남자와 여자는 서로 보호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에는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지으셨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여기서 갈비뼈는 생명과 직결되는 신체 기관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나타냅니다. 하와(생명, 모든 생명의 어머니)라 불리게 되는 여자는 남자에게 있어 생명의 보호자이며, 하느님께서 주신 남자의 협력자(창세 2,23 참조)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부부의 관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창세 2,24)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루는 것이 부부입니다. 부부는 하느님께서 맺어 주셨기에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마르 10,9 참조)
부부는 한 몸으로서 서로에 대한 신의를 지키며, 동등한 인격적 존재인 배우자를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부족한 것을 서로 보완하고, 필요할 때 서로 협력하며, 부부 사랑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_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