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전쟁 가능성이 다시금 고조되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27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위협을 받으면서 다시 석유 가격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긴장에 특히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산업이 있다. 바로 ‘농업’이다. 현대 농업은 석유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상식이다. 석유는 농기계를 움직이는 원료일 뿐만 아니라 비닐하우스, 건설, 잡초 방지용 ‘멀칭’ 비닐 제작에 쓰이는 나프타 생산의 원료다. 무엇보다 석유 등 화석 연료는 토양에 양분을 공급해 식물의 성장을 돕는 화학비료를 만드는 데 필수 원료다.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석유 가격이 요동치면 비룟값과 생산비가 폭등해 농가와 식량 안보가 일시에 휘청거리게 된다.
이처럼 농촌이 석유 가격에 흔들리는 모습은 농업이 얼마나 ‘자연 순환’의 질서에서 벗어나 있었는지 보여준다. 지난 농민 주일을 맞아 만난 사단법인 흙살림연구소의 이태근(프란치스코) 회장은 “생명을 살려야 할 농업이 흙과 물이 아니라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자체가 비극”이라고 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먹을 거리를 만들어내는 농업이, 역설적으로 생명의 근원인 흙과 물을 조금씩 오염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이 다시 ‘순환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회장은 농촌과 도시 모두가 ‘환경 운동가’로 가득 차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유기농법을 통해 생명농업을 실천하는 동시에, 소비자들 역시 겉모양이 깨끗한 ‘아름다운’ 농산물만을 바라는 태도를 버리고 농민들을 응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회장은 농업 전담 부서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바꾸자고도 제안했다. 농업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환경을 담당하는 부처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성을 떠나 생명 농업 실천을 위해서는 모두가 시급히 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그의 생각처럼 생명과 순환의 가치를 되살리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농업의 참된 모습을 찾아가는 이 여정이 기후위기 시대를 밝히는 새로운 희망의 길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장현민 시몬 / 신문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