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많이 봤어요?”
몽골에 다녀왔다고 하니 모두 이렇게 묻는다. 요즘에는 오로지 별을 보러 몽골에 가는 사람도 많단다. 지난달에 ‘별나라’ 몽골에 다녀왔다. 네 번째 방문이다. 첫 번째는 여행자로,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긴급구호팀장으로, 이번에는 이화여자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로 갔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으로 <국제구호와 개발협력> 수강생 10명과 현장탐사차였다. 수업에서 배운 이론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대응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몽골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급속한 사막화와 ‘주드(dzud)’가 대표적이다. 초원에서 가축을 키우는 유목민들에게 풀은 생명이다. 여름에 풀이 충분히 자라야 가축도 건강하고 겨울을 날 건초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런데 여름 가뭄과 이상고온으로 풀이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겨울 폭설과 한파가 닥치면, 가축이 먹이를 찾지 못해 떼죽음을 당한다. 이것이 몽골어로 재난을 뜻하는 주드다.
최근 주드는 더욱 잦고 심해졌다. 2023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어진 주드로 전 국토의 90가 피해를 보았고, 1999년부터 3년간 계속된 재난으로 전체 가축의 5분의 1 이상이 폐사했다. 가축을 잃은 영세 유목민은 도시로 이주, 도시 빈민이 되었다. 긴급 식량 지원차 몽골에 갔을 때가 이 시기였다.
그런 유목민 한 가족을 만났다. 허름한 게르 안에 들어서자, 부인이 땔감 대신 신문지를 똘똘 말아 난로에 넣었다. 밖은 영하 40도, 어린 딸의 작은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자식 같은 가축 200마리가 매일 굶어 죽는 것을 지켜봐야 했죠. 지금은 도시에서 허드렛일하며 살지만 봄이 오고 가축 한 마리 살 돈만 있으면 초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거예요. 우리가 살던 방식대로요.” 젊은 아빠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날 본부로 돌아오는 길, 밤하늘에는 셀 수 없는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와, 이렇게 많은 별은 처음 봐요!” 내가 감탄하자 몽골 직원이 조용히 말했다.
“별이 유난히 많이 보이면 다음 날은 더 춥답니다. 더 많은 가축이 죽는다는 뜻이죠.” 아름다운 별빛이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차가운 경고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귀국 전날 밤, 학생들과 국립공원에 별을 보러 갔다. 흐리고 비까지 와서 돌아가려던 순간, 하늘이 살짝 열리면서 그 틈으로 별들이 쏟아졌다. 북두칠성은 물론 은하수도 희미하게 보였다. 별을 바라보자니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에서 보여준 ‘우주 속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이고, 그 작은 지구에 사는 인간은 티끌 같은 존재’라는 통찰이 머리를 스쳤다. 동시에 시편 말씀도 떠올랐다.
“우러러 당신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 당신께서 굳건히 세우신 달과 별들을.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4-5)
그렇다. 광활한 우주 안에서 인간은 티끌같이 작은 존재다. 그러나 하느님은 이 티끌을 기억하시고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계신다. 갑자기 가슴이 뻐근해졌다. 학생들이 시끌벅적 별 사진을 찍는 동안, 나는 조용히 성호를 그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글 _ 한비야 비아(국제구호전문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