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원죄와 죽음
성경은 한처음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인간을 당신의 각별한 사랑으로 만드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에덴 동산에 두십니다. 여기서 히브리어 ‘에덴’은 기쁨과 환희를, ‘동산’은 낙원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인간을 기쁨의 낙원에 두셨다는 표현은 처음 창조되었을 때 인간은 생명을 주신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하며 행복을 누리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창세기 3장의 선악과 이야기는 인간이 어떻게 악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의 사랑을 저버리게 되었는지 전해 주고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원죄와 그 결과인 죽음이란 운명에 대한 내용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뱀은 간교한 유혹자입니다. 뱀은 인간에게 선악과를 먹으면 하느님처럼 될 것이라고 유혹합니다. 뱀의 유혹이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인간의 교만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여 죄를 범하게 된 인간은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라고 찾으시는 하느님을 피해 숨게 됩니다. 이처럼 인간의 원죄는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과의 관계에 단절을 초래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인간은 생명의 소멸인 죽음이란 운명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죄의 다양한 모습들
이어서 창세기 4장부터 11장까지는 인간이 범하는 죄의 다양한 모습들을 전해 줍니다. 먼저 카인과 아벨 이야기(창세 4,1-16 참조)는 인간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그 결과 초래된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농부인 형 카인과 양치기인 동생 아벨은 각자의 소출을 하느님께 바칩니다. 그러나 아벨의 제물만이 받아들여지자 카인은 질투와 분노에 휩싸여 동생을 살해하는 폭력을 저지르고 맙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창세 6,5-9,17 참조)에서는 사람들의 악이 세상에 만연해지고, 마음의 생각과 뜻이 타락하였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마음 아파하시며(창세 6,6 참조) 홍수로써 세상을 정화하시게 됩니다.
바벨탑 이야기(창세 11,1-9 참조)에서는 창조 때 첫 인간이 악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과 같아지려 했던 교만이 다시 나타납니다. “자,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날리자.”(창세 11,4)
이 일련의 이야기들은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과의 관계를 단절해 버린 인간이 하느님과의 관계 회복을, 하느님의 구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되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원복음
인간의 죄로 인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지만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거두지 않으시고,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약속해 주십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구원 약속을 창세기 3장 15절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여자의 후손은 뱀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리라.” 하느님께서는 장차 여인의 후손, 즉 메시아를 통하여 인간을 죄와 죄의 결과인 죽음으로 유혹하는 악의 세력을 물리치심으로써 구원해 주시리라고 약속해 주십니다. 초대교회의 이레네오 성인(130/140?~202년경)은 이 구원 약속을 원복음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 구원의 첫 번째 기쁜 소식입니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구원 역사를 시작하시기 위하여 한 사람을 부르십니다. 바로 아브라함입니다.

글 _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주임)